(다큐멘터리를 보다 너무 반가워서 찍은 사진,
영화에 대해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 서적)
90년대 초는 확실히 한국에서
모든 문화들이 폭발하던 시기였습니다.
음악, 영화, 만화 등등.
공중파라는 수단 한 가지에서 VHS의 보급과 PC통신이라는 것의 수단이 늘어나고, 또 그런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조그만 시네데끄나 인디음악씬들의 태동 같은 미시적 움직임들도 일어났죠.
이전 세대의 운동권 문화와 소위 X세대의 문화적 욕구가 뒤죽박죽 되어 있던 그 시기.
대체로 그 때쯤에 영화잡지 키노나 위 사진의 서적, 씨네21, 로드쇼, 스크린 같은 영화잡지들을 읽으면서, 보지도 못한 영화의 제목들을 줄줄이 외웠던 기억들이 나네요. 이제 시절이 좋아져서, 유튜브에서 그런 영화들의 편린이라도 볼라치면 아, 이게 그래서 그렇게 회자가 되는 영화구나, 하기도 하고.
이 다큐는 봉준호 감독이 대학생 시절 활동했던 영화연구소 노란문의 과거 회상 이야기가 주로 흐르고 있는데, 그 사이사이의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그 당시의 나를 너무 생각나게 하더군요.
코로나 이전에는 상암동의 한국영상원을 자주 들렀습니다. 상영이 무료이기도 하고, 예전에 관심가졌던 것들이 상영표에 있으면 득달같이 찾아가 보고. 최초 한국 장편 애니매이션 홍길동도 보고, 전시관도 보고, 여러가지 있죠.
옛날부터 뭔가를 좋아한다는 것을 먹고 사는 것 때문에 쓸데없다 치부하는 시대를 한참 벗어났는데도,그런 시절의 추억이 들쑤셔지는 걸 보면,
늙었는가 봅니다 ㅋㅋㅋ
사족으로 : 스탠리 큐브릭 전기를 읽어봤는데, 그 때랑 뭔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요. 이제 거장이라든가 뭐라든가 하는 것은 그닥 두근두근한 감정은 아닌데, 이런 유사점의 발견은 정말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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