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906162108015&code=920100
‘손배 책임’ 떠넘긴 가상통화거래소 제재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코빗, 코인플러그(CPDAX) 등 가상통화(암호자산) 거래소 운영업체들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치게 면제하는 불공정 약관을 사용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사이버 공격이나 시스템 장애 등으로 발생한 거래상 문제는 사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어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다. 사업자가 관리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손해배상 책임을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떠넘기는 등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쓴 가상통화 거래소 운영업체 5곳에 대해 최근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업체는 빗썸, 코빗, 코인플러그, 인큐블록(코인네스트), 웨이브스트링(코인이즈)이다.
이번 제재는 업체들이 지난해 4월 이뤄진 공정위의 시정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대표적으로 지적된 약관 조항은 고의나 중과실이 없으면 업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빗썸 등의 약관은 천재지변이나 디도스(DDOS) 공격, 접속 폭등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와 시스템 자체의 기술적 오류, 정기 서버점검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사용자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일부 업체는 이용자(회원)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코인플러그 약관은 ‘회원이 게시·전송한 자료로 발생한 회원의 손해’에 대해 업체의 고의·중과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업체 책임이 없다고 했다. 인큐블록 약관도 ‘회원들이 올린 게시물 내용에 대해 업체가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두 업체는 회원이 자사 홈페이지에 링크된 사이트에서 거래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도 ‘사전 경고’가 있었다면 보증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약관 내용에 대해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고,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이용자에게 전가한 것”이라며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당 약관 조항이 사용될 경우 다수 이용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다”고 밝혔다.
업체들이 앞서 시정권고를 불이행한 것은 정당한 사유에 근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용자의 고의·중과실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업체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이용자에게만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자기책임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아울러 가상통화 거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규정은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빗과 웨이브스트링은 ‘약관을 위반했을 경우’ 이용자의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해지한다는 조항을 약관에 뒀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포괄적이고 자의적”이라며 “이용자가 해당 내용을 예측하기 어려워 이용자에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했다.
해당 업체들은 공정위가 심의에 들어가자 문제가 된 약관 조항들을 시정했지만 공정위는 유사한 약관이 또다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기존 약관 조항에 대한 사용금지 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상통화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경우가 많았으나 관련 법률이 없어 규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약관법에 따라 가상통화 거래소들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고, 이들 업체에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를 부과했다는 점에서 제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후방)
현아 흔한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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