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배수진 멕시코전' 손흥민 원톱 유력..예상 베스트11은

(로스토프(러시아)=뉴스1) 임성일 기자 =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배수진의 각오로 싸워야할 결전의 날이 밝았다.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할 경기, 역시 시선은 에이스 손흥민을 향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월드컵 희망을 되살릴 '한방'을 날려줘야 하고, 그 '한방'이 가능하도록 모두가 합심해야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밤 12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F조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으로서는, 만약 이 경기까지 패한다면 조별탈락이 사실상 확정되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그야말로 다 걸어야하는 경기다.

객관적인 전력은 멕시코가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인 멕시코는 최근 6번의 월드컵에서 내리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 '16강 터줏대감'이다. 이번 대회는 출발도 산뜻하다. 1차전에서 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챔피언인 독일을 만난 멕시코는 완벽한 맞춤 전략으로 1-0 승리를 거둬 승점 3점을 챙겼다. 당연히 한국전에서 토너먼트 진출을 마무리하겠다는 자신감과 욕심을 가질 상황이다.

상대는 라인을 올려 공격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단단함도 뚫어냈던 공격력이고 개인기가 뛰어난 이들이 다수 포진됐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멕시고의 평가전들을 살핀 결과, 자신들과 비슷한 전력으로 보거나 다소 약한 상대라고 판단되면 강하게 몰아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 역시 골이 필요하기에 스웨덴전처럼 마냥 웅크릴 수는 없다. 자칫 난타전이 될 경우 대량실점의 위험도 있으나 복잡한 수를 다 고려하기에는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한다.

일단 스웨덴전에서 윙포워드로 뛰었던 손흥민의 전진배치가 유력하다. 손흥민의 역할이 지나치게 수비적이어서 역습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을 내부적으로도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이후 대표팀의 주축 옵션이던 손흥민 최전방 공격수로 돌아갈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도 경기를 하루 앞둔 2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 사정이 힘들다보니까 첫 경기에서는 수비적인 역할을 많이 해 공격적 기량을 못 보여준 게 맞다. 헌신해줬다. 그러나 내일은 손흥민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술을)만들 것"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선봉장으로 나서되 손흥민에게 기회를 집중시키기 위해 투톱이 아닌 원톱으로 나올 공산이 적잖다. 상대의 공격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공격수 숫자를 늘리는 것(투톱)도 부담이다.

2선에서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은 이재성이다. 이재성이 손흥민 아래에서 방대하게 뛰어주면서 찬스를 제공해야한다. 이재성 좌우로는 변수가 좀 많다. 1차전에 나섰던 황희찬의 재출격이 유력한 가운데 문선민이나 이승우 등 깜짝 카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멕시코전은 보다 과감한 드리블 돌파가 필요한 상황이고, 그렇다면 소위 '겁 없는 이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중원의 중심은 역시 기성용이 잡는다. 그리고 스웨덴전 후반 중반 교체로 투입된 정우영이 파트너로 나서 안정감을 배가시킬 전망이다. 기성용과 정우영 모두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도 출격이 유력하다. 후방에서 길게 뒷 공간으로 때려 넣어 손흥민을 비롯한 발 빠른 공격수들을 도와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원이다.

수비진은 1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장현수-김영권 센터백이 중심을 잡고 오른쪽은 이용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가 부상으로 빠진 왼쪽은 김민우의 출격이 유력하나 공격적인 면을 더 고려한다면 홍철의 선발로 가능하다.

수문장 자리는 1차전에서 신들린 활약을 펼쳐보였던 조현우의 선발이 우선 점쳐진다. 골키퍼의 특성상 변화를 잘 꾀하지 않고, 조현우가 자신감도 챙겼다는 측면에서 고수될 공산이 적잖다. 하지만 타이밍 빠른 멕시코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아무래도 움직임이 기민한 김승규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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