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는 'SNS 시위', 한화는 "우선 순위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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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에스밀 로저스(32)가 연일 시위 중이다. SNS(인스타그램)에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의 훈련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마치 건재를 알리려는듯 하다.

로저스가 KBO리그 복귀를 희망한다면 선택지는 많지 않다. 친정 격인 한화 이글스 그리고 kt 위즈 두 구단 뿐이다. 아직까지 한화와 kt만 외국인 투수 영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한 자리가 공식적으로 비어 있지만, 재크 패트릭과 계약이 임박해 있는 상태다.

현실적으로 로저스가 입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단은 한화다. 한화도 로저스를 영입 후보 리스트에 올려놓고 꾸준히 그의 몸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그러나 로저스가 한화의 영입 리스트 우선 순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후보에는 있지만 우선 영입 대상은 아니다"라며 "작년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위험부담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는 지난해 한화의 에이스로 큰 기대를 받으며 시즌을 시작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6경기에 등판해 2승3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팔꿈치 통증이 재발한 로저스는 결국 수술(팔꿈치 인대접합)을 결정하며 6월4일 삼성전(2.2이닝 4실점)을 끝으로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지난해 로저스의 몸값은 당시까지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이던 190만달러였다. 한화 입장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투자였던 셈. 그럼에도 다시 로저스의 몸상태를 살피고 있는 이유는, 일단은 향후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서다. 그래도 당장 로저스를 영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한화 구단 측의 설명이다.

로저스의 몸상태에는 불안 요소가 많다. 통상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은 재활 후 복귀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된다. 로저스는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6월 수술 후 아직 7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도 우려했듯, 실전 피칭에 돌입하면 통증이 재발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선수 육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구단 운영 방향을 잡았다. 박종훈 신임 단장을 임명한 것도 그 때문. 그러나 아무리 육성이 중요하다 해도 팬들을 위해 눈앞의 성적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특급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다. 게다 최근 몇 년 간 계속된 외부 FA의 영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다. 한화가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손을 떼고 외국인 영입에 사활을 건 이유다.

한화는 지난 10일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의 알렉시 오간도를 총액 180만달러에 영입했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 통산 283경기에서 33승 18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한 선수. 오간도와 짝을 이룰 중량감 있는 외국인 투수를 한 명 더 영입해 올 시즌 마운드 전력의 중심을 잡는 것이 한화가 목표하는 바다.

로저스가 2015년 보여준 구위를 보장할 수 있다면 오간도-로저스 조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로저스의 몸상태에 붙어 있는 물음표가 너무 크다. 시즌 초반 로저스가 다시 낙마할 경우 한화는 지난해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이 커진다. 현 시점에서 로저스의 'SNS 시위'가 한화 입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