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자급제 활성화에 이통사들 선택약정 강화로 맞서

최근 이통사의 유통망을 거치지 않는 자급제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이통사들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이동통신 3사는 보편요금제를 의식한 듯 저가 요금제(3만원대)에서도 기존 데이터의 3배에 달하는 1G의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던 보편요금제와 같은 수준으로 이통사들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주목할 점은 신규로 출시되는 요금제들의 공통점이 선택약정 할인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용량 확대와 가족결합, 데이터 공유 등이라는 점이다.

기존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구매시 공시지원금을 얹어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면 지금은 선택약정으로 충성 고객을 유지하는 형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선택약정 할인 폭이 20%에 그쳤지만 올해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에 따라 최대 25%까지 올라가면서 이통사들은 통신비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를 우려했지만 이제는 자급제 이용 고객을 유치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특히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중저가 라인 외에도 프리미엄 폰도 자급제 제품을 내놓으면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먼저 전략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9과 LG전자의 G7 씽큐(ThinQ) 등 프리미엄 폰이 처음으로 자급제폰으로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저가 라인에서는 샤오미 홍미노트5, 소니 엑스페리아 XZ2C 등 해외 제품들도 연이어 자급제로 출시되며 시장을 견인해 가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지난달 기준으로 갤럭시S9과 G7 씽큐 시리즈의 전체 판매량 중 자급제폰 판매 비중이 10%대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완전 자급제폰은 무약정폰(언락폰)과 비슷하지만 이통사의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제조사의 유통망이나 일반 오픈마켓 등에서 직접 구입해 통신 서비스를 위한 이통사의 유심칩만 구매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전에도 자급제폰은 존재했지만 이통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약정폰에 대해 각종 지원금을 크게 올리다 보니 자급제폰이 비싸게 느껴져 활성화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제조사의 스마트폰 출고가가 이통사와 같아지는 상황이고, 공시지원금 외에 각종 리베이트가 사라면서 이통사를 통한 구매에 대한 메리트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자급제폰을 보유한 고객들은 기존 이통사보다는 같은 조건이라면 알뜰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가격적 혜택이 높다. 때문에 자급제폰이 활성화되면 이통사들은 기존 요금제로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충성 고객들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면서 선택약정 등 서비스 혜택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마트폰 구매에 혜택을 주기 위해 지원금을 높게 책정한 마케팅이 대세였다면 지금은 요금제나 서비스 등을 강화해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