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동 걸레 만두 후기
서울 시흥동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는 떡볶이 걸레만두
내가 이곳을 알게 된 지 20년 정도 되었는데 그때도 중년의 손님들이 학창시절 단골이었다는
말을 미뤄 생각해보면 최소 40년 가까이 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대명시장 한 귀퉁이에서 몸을 쭈그리고 앉아서 먹어야 하는 떡볶이집에서
몇 해전부터는 가게를 열어 장사를 하고 있는 곳이다.
걸레만두가 유명한 이유는 당면이 들어간 납작한 만두 때문이다.
부산의 명물인 납작 만두와도 비슷하게 생긴 걸레만두는 왜 이름이 걸레만두인지
여러가지 썰이 있는데 어렸을 적 들었던 썰을 기억해보면, 금천구 D 여고 학생들이
유독 좋아하는
떡볶이집인데 여성비하적인 표현인 걸레 + 만두라는 썰과
납작한 만두의 모양이 흔히 걸레같이 생겨서 걸레 만두라는 썰이 있다.
(첫 번째 썰보다는 두 번째 썰이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20여 년 전 처음 먹었을 때는 너무 매워 물을 한 통 가까이 마셔, 물 좀 작작 쳐먹으라고
주인 할머니에게 쌍욕을 먹었다.
하지만, 요새 떡볶이들이 워낙 간이 세고 그러한 강한 맛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몰라도 맵다긴 보다는 매콤한 느낌이 든다.
떡과 오뎅이 식감이 좋은 편이다.
(유독 다른 떡볶이 오뎅보다 걸레만두 오뎅을 좋아한다.)
전체적인 시식평
처음 먹었을 때 느낌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맛은 아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생각이 나는
은근하게 당기는 느낌의 떡볶이다.
약간 눌어붙어 살짝 탄 맛이 나는 딱딱한 걸레 만두는 매콤한 국물과 버무려져 궁합이 좋다.
걸레만두 아쉬운 점
예전에도 포스팅한 내용이지만, 가격이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 없다.
곱빼기는 주문을 해야 성인 남성이 포만감을 느낄 정도의 양도 많지 않다.
현금만 받다가 카드 결제도 가능하게 바뀌었는데 카드는 양이 적다고 대놓고 이야기한다.
순대도 판매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예전에 걸레 만두 앞 순대 할머니의 순대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맛있다고 이야기 못하는 맛이다. (그냥 평범하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처음에 며느리들이 물려받아서 장사하다가 직원 아주머니들이 일을 하는데
위생이나 서비스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너네 안 와도 장사 잘 된다는 느낌?)
그래도 추억이 담긴 곳이라 찾아가는데 예전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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