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지 거의 1주일이 되었습니다.
본편 관람평 들어가기 전에 프레데터 시리즈(AVP 제외 : 감독이 시나리오에 AVP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의 장점과 한계를 잠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87년작 프레데터 1은 알 수 없는 외계괴물에 특수부대원들이 속절없이 당하는 액션SF물이었습니다. 호쾌한 액션과 함께 마초적인 인물들 그리고, 그들을 옥죄어 오는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외계괴물 여기서 오는 긴장감, 공포, 액션이 잘 어우러져 상당수의 매니아층을 양산했죠.
문제는 이러한 틀이 고정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90년작 프레데터 2편도 사실상 무대를 무더운 97년의 LA로 옮겼을 뿐이지 기본적 틀은 1편과 같습니다. (인간이 프레데터를 인지하고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추가되었죠)
2010년작 프레데터스는 이러한 기본틀이 외계 행성으로 옮겨졌고 프레데터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는 점외엔 역시나 1편과 기본적 틀이 같습니다.
그러니까 프레데터 시리즈는 87년작의 기본틀과 설정에서 전혀 발전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점에서 저는 엉망인 폭스의 프랜차이즈 시리즈 관리 역량에 치를 떱니다.
본편으로 돌아와서 더 프레데터는 이런 87년작이 만들어놓은 틀을 과감하게 깨버립니다. 망가뜨린게 아니라 세계관을 유연하게 확장시킨거죠. 말하자면 그간 87년작 이후 나온 2편의 후속편들이 보여준 설정과 세계관의 고정을 확장시킴으로써 시리즈 자체의 시나리오 작성 범위를 넓혀준겁니다.
영화 내용으로 들어가서 제가 주목한 건 시간이 지남에 따른 인간들의 정보력과 대응력의 향상을 확실하게 보여주었고, 기존의 명예를 존중하는 전사+사냥꾼 이미지를 깨뜨렸다고 사람들이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 틀을 깨뜨리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주장한 데에는 '인간들을 도우러 탈출한 프레데터'가 인간들을 죽이더라 라는 부분인데요. 아니 안그래도 쫓겨서 불시착한 자기를 총을 가진 놈들이 쏘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에선 당연히 죽여야 하는거죠. 심지어 실험실에 가두어 뒀는데 거기서 말이 통해서 교류하는것도 아니고 뻔히 실험하려고 하는데 목숨의 위협을 받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거죠.
거기에 저는 영화 속 인물들이 유추한 '인간을 도우러 온 프레데터'는 그저 유추일 뿐 진실이 아닐거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프레데터 자체에 위협이 되는 무기를 탈취해서 도망친 놈을 프레데터들이 뒤쫓은건데 마침 프레데터들은 DNA합성을 통한 종 개량을 하고 있었고, 도망자를 추격하는 와중에 주인공 아들의 능력을 발견하게 되어 겸사겸사 그 아들을 데려가 DNA를 추출하려는 것이었다고 말이죠.
다만, 프레데터들이 지구를 취하려 한다는 유추는 진실에 맞다고 보는게 최근에 방문이 잦았다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도망자 프레데터가 급하게 공간이동을 할때에도 쉽게 지구 좌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는 정도?
사실상 세계관의 확장을 시도하였기 때문에 1편의 그 긴장감, 액션, 공포를 선사하는데 촛점을 둔게 아니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이야기의 전개 즉, '인간들도 이미 준비를 충분히 해왔다', '프레데터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인간이 이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인간은 마냥 사냥당하지는 않을것이다' 라는 메세지를 담아서 후속 제작영화의 선택의 폭을 확실하게 넓혀주었습니다.
1시간 50분에 이 정도의 내용을 담기가 빠듯하죠. 그래서 살짝 빠르게 진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발생할 긴장과 공포의 느슨함을 인물들간의 개그(미국식)로 때우려 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마지막 장면때문에 아이언맨을 떠올릴텐데 뭐 당연하다고 봅니다.
87년 프레데터가 워낙 잘 만든 영화였기 때문에 비교가 되는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를 보고 그간 한정된 틀에 갖혀있던 이 시리즈를 확장시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무난하게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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