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지속되던 1957년 콜우드라는 한 탄광 마을.
이 마을에 사는 남자아이들의 미래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
아버지를 따라 광부가 되는 것.
이런 미래를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야 하는 호머는
소련의 첫 인공위성 발사 성공에 대한 뉴스를 듣고
자신이 진정으로 되고 싶은 것에 대해 알게 된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을 바라보며 호머는
로켓을 만들기로 마음먹고 친구들과 로켓 연구에 몰입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호머의 꿈을 덧없는 몽상으로 치부하며 반대한다.
주위의 반대와 온갖 시행착오 끝에
서서히 그들의 로켓은 모습을 갖춰지고 마침내 시험 발사가 있는 날,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과 반대를 뒤로한 채
로켓은 하늘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된다.
예전에 가수 누군가가 TV에 출연해서 사회자의 질문에
‘하늘을 날고 싶다’고 답했던 적이 있었다.
황당한 답변에 놀란 사회자가 왜 그런 꿈을 갖고 있냐는 식으로 되묻자
그는 "꿈이란 게 원래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었다.
그런가 하면 '8마일'이란 영화에서는 주인공 '지미'역을 맡았던 가수 에미넴은
극 중에서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한쪽 말은 현실이고 다른 한쪽 말은 영화인데도
조금은 후자인 에미넴의 대사에 더 많이 공감이 갔던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꿈에 관한 이야기들은 결국은 같은 맥락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유명 가수의 이야기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도 아닌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꿈이 왜 필요한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내 존재 이유’라고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우주란 공간에 존재하는 물질들의 삶이란 것은 따지고 보면 아주 간단하다.
바로 ‘탄생’에서 ‘소멸’로 진행된다는 것.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그 어떤 물질도 예외가 없다.
비록 공간마다 다른 중력으로 인해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르다 해도
우주 공간 속의 모든 물질은 매 순간 다가오는 미래를 함께 먹고 또 함께 과거를 토해낸다.
하지만 인간이 다른 물질들과 다른 점은 자아를 인식하면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생긴 인간만의 특권이 바로 이 우주 공간 속에서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다.
물론 지구상의 다른 고등동물들도 스스로 방향을 결정할 수는 있지만,
인간은 아주 멀리 내다보고 그것을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물들이 가진 방향 개념과는 아주 다르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방향을 다른 말로 '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그런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혼자 영화를 볼 때만큼은 그 영화에 자유롭게 녹아 들을 수 있는 나는,
호머가 쏘아 올린 작은 로켓이 우주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펑펑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몇 번인가 더 보았던 영화이지만 볼 때마다 그 장면에서
눈물이 지워지지 않는 까닭은 어째서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이 영화가 생각 난 것은 모 드라마를 보고 기분 센치해진 와이프가
‘내 인생의 명대사는?’를 물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안 블라인드를 치고, 불을 끄고, 이어폰을 준비해서
다시 혼자 감상하고 싶어진 영화이다.
“호머, 남들에게 네 꿈을 증명할 필요는 없어. 널 위해 꿈을 쏘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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