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시대는 끝났는가 -영화 1987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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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폭력의 시대는 끝났는가 -영화 1987을 보고-

 
글쓴이 : 파르티잔72 날짜 : 2018-01-08 (월) 04:32 조회 : 697   
  1.

받들겠습니다 !” 거칠 것이 없다 . 일반 가정집은 당연하고 , 장사를 하는 가게 , 교도소를 지키는 교도관 , 심지어는 같은 경찰과 검찰에게까지 그들은 아무것도 거리낌 없이 폭력을 휘두른다 .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을 회득한 자들은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최대의 무기로 삼는다 . 그리고 그 방법은 나약한 민중들에게 잘 먹혀든다 . 권력을 가진 자 , 그들에 빌붙어 충직한 개로 살아가는 자들 , 그 사이엔 절대 다수의 민중이 있다 .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다 . 우리 세대는 잘 알고 있듯이 그때는 학교에서조차도 , 폭력이 일상적이었다 . 일부 선생들이 학생을 그야말로 때렸다 ’ 60 명이 넘게 앉아 있는 교실에서 앞으로 불려나간 친구는 교실 칠판 앞에서부터 맞기 시작하여 교실 뒤 까지 계속 맞았다 . 집에서 기르는 개에게 화풀이를 할 때처럼 맞고 , 또 맞았다 . 나는 일방적으로 때리는 선생과 조금이라도 덜 맞기 위해 몸을 감싸는 친구를 보면서 때리는 사람이 , 사람을 때리면서 점점 더 흥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 그리고 때리고 맞는 그 모습들을 반복해서 보게 되면서 알 수 없는 야릇한 흥분을 느낀 적도 있었다 .  

2.

영화 속에서 가장 폭넓은 폭력을 행사하는 박처장 ( 김윤석 ) 은 개연성이 있는 캐릭터이다 . 그가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을 설득하는 최후의 방법으로는 , 물리적 폭력 대신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 그리고서는 당신의 가족이 몰살당하는 아픔을 한번 느껴 보라 한다 . 그렇게 상대를 굴복시킨다 .

비교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떤 것이 더 고통스러운 폭력일까 ? 영화 속에서 진범 대신 잡혀가는 대공수사처 조반장 ( 박희순 ) , 혹독한 고문 속에서도 사실을 털어놓지 않던 교도관 한병용 ( 유해진 ) 이 마지막에 굴복하는 이유가 모두 박처장의 가족에 대한 협박이었다 . 이것은 역시 물리적 폭력이 아니었다 . 언어로 이루어진 공갈 , 협박이었으며 , 이를 듣는 이에게 상상력과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고도의 세련된 폭력이었다 .

3.

세월이 흘러 한 세대가 지났다 . 과연 우리는 어떤 폭력 속에 살고 있는가 ? 눈에 보이는 폭력은 많이 줄어들었다 .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은 여전히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

물리적인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백히 보여 판단하기 쉽다 . 그러나 그 이외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들은 우리 의식에 서서히 파고들어 차츰차츰 영혼을 할퀴어 간다 . 지금은 당시의 보도지침 같은 것은 없다 . 대신 기자 스스로가 알아서 보도지침 을 만들고 권력에 순응하려 한다 . 그 대가로 달콤한 일상의 안락함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

또한 우리들은 광화문 광장에 나가고 싶어도 어디선가 사진이 찍혀 내게 돌아오는 불이익은 없을까 , 스스로가 알아서 검열 을 하고 있다 . 혹시 정권에 반대되는 말과 행동을 해서 , 내 일상에 변화가 생기면 내가 먹여 살리는 처자식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 . 그러니 내 자신이 알아서 광장에 나가려 하지 않는다 . 이렇게 내가 나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 . 그것은 비겁함 , 자기 합리화 라는 또 다른 이름의 폭력이다 .

기형도의 시를 빌려 이야기하자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 두려우면 나가야 한다 . 아니 , 꼭 광장에 나갈 것도 없이 , 자신에게 덧씌운 폭력을 거두면 된다 . 자신에게 떳떳할 때 , 내 속에 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 박 처장으로 상징되는 폭력은 진정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


 - 영화를 보고 여운이 가시기 전, 어디에라도 남겨 보고 싶어 제 블로그에 쓴 글을 그대로 옮겨 보았습니다. 원래부터 장준환 감독님의 팬이었는데, 이번 영화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시는 것 같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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