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결혼식에 초대받아 간 것은 최소한 2-30회는 될 것 같습니다.
그 동안은 별로 신경을 안썼는데 어제 방문한 결혼식은 포스팅 한번 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별 거 없지만 한번 감상해 보시죠.
베트남은 우리와 달리 결혼식과 관련된 행사가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는 보통 상견례 그리고 결혼식이 일반적이고,
간혹 약혼식을 하는 경우가 있지요.
하지만 베트남은 기본적으로 결혼하기로 하면 상견례가 간단히 이루어 집니다.
부모님 끼리 결정한 배우자와 결혼하는 경우가 아직까지 많아서 상견례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상견례가 끝나면 신랑이 신부 측에 전달할 선물을 가지고 신부 집에 방문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우리가 전통 혼례에서 신부 집에 함을 보내는 것과 비슷한 행사 입니다.
신랑은 자신을 도와줄 친구들과 함께 신부의 집에 방문합니다.
전통 복장을 많이 입는데 요즘에는 정장도 많이 착용 합니다.
커다란 쟁반에 선물을 한종류 씩 담아서 선물하는데 보통 쟁반은 5,7,9,11개 등 홀수로 준비합니다.
쟁반의 크기와 숫자가 남자의 부를 증빙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부자들은 많은 쟁반과 화려한 선물을 준비합니다.
신부 집 까지 이동은 차량을 이용하는데 이 때는 보통 차 한 대에 쟁반 하나씩 실어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택시를 빌리는 경우가 많고 택시 표시가 없는 개인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래서 신부 집에 선물을 보내는 행사를 보면 꽤 화려 합니다.
차량들의 긴 행렬 그리고 멋지게 차려 입은 신랑의 친구들이 한 손에 쟁반 하나씩 들고 신부집에 가서
하나씩 열어 보는 행사가 있지요.
암튼 여기까지 끝나면 본격적으로 결혼식과 관련된 행사들이 시작됩니다.
보통은 약혼식을 하고 결혼식을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약혼식 -> 혼인 신고식 -> 결혼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꽤 복잡하죠?
그리고 결혼식 본식은 기본적으로 2번이 이루어집니다.
신랑 측에서 한번 그리고 신부 측에서 한번.
이것은 최소한이고 신랑 신부나 양 집안의 사정에 따라 4번 하는 경우도 있고 5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랑 신부가 둘 다 다른 지역 출신이고 둘은 또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
각자의 고향에서 한번씩 결혼식을 하고 돌아와서 신랑과 신부가 일하는 지역에서 또 한번씩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4번의 결혼식이 진행되는 경우죠.
참 피곤하겠죠?
보통 결혼식은 집 이나 집 주변의 식당이나 카페 등을 빌려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출장 연회를 부르는데 업자들은 테이블 당 비용과 음료 및 술값을 받습니다.
테이블은 열명이 앉는 원형테이블 기준으로 싼 출장연회는 테이블당 정말 싼 경우는 50만동(2.5만원) 정도이고,
보통 100만동(5만원) 내외의 가격 입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거나 손님이 아주 많은 경우에는 따로 결혼식장을 빌려서 결혼식을 합니다.
이 결혼식장도 급이 있는데 동네에 있는 싸구려(?)의 경우 지붕만 있는 공간을 결혼식장으로 사용하는데
보통 테이블당 80~120만동(4-6만원) 정도 합니다.
중상류층 이상은 보통 시설이 괜찮은 결혼식장이나 호텔 연회장을 이용합니다.
호텔 연회장도 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0~200만동(7.5~10만원) 정도가 흔한 편 이고,
급이 좀 높은 곳은 뭐...가격이 수십만원선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암튼 설명이 좀 길었고 이제 부터는 어제 방문한 결혼식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이 결혼식은 베트남 내에서 중상류층 이상 되는 수준의 결혼식 입니다.
어제 결혼식은 저에게 처 조카 뻘 되는 친구의 결혼식 이었습니다.
장인의 누님의 큰 딸의 큰 아들의 결혼식 이었죠.
결혼식은 오전 11시 30분에 시작되었습니다.
신랑이 경찰 간부여서 그런지 평소에는 교통 단속 할 때만 보이던 교통경찰이 그 날은 근처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네요.
덕분에 도로가 혼잡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베트남은 결혼식 하객들이 정장을 잘 안입습니다.
더워서 그런건지 어떤 건지 신랑 신부 가족이나 아주 특별한 지인을 제외하고는 정장을 입지 않습니다.
물론 넥타이도 잘 안 맵니다.
전 정장 입으려다 마눌님이 혼자 왜 튀냐고 하지 말라고 해서 그냥 폴로 티를 입고 갔습니다 ㅋ
대신 여자들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습니다.
베트남은 우리와 달리 드레스가 굉장히 보편화 되어 있어서 좀 화려해 보이는 파티용 드레스들을 많이 입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경우 아오자이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드디어 도착한 결혼식장.
입구에 신랑 신부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은 우리와 동일 합니다.
단층의 건물로 되어 있고 입구에는 웨딩카가 이쁘게 치장되어 있습니다.
꽃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웨딩카에도 이쁘게 꽃으로 장식이 되어 있네요.
아직 결혼식 시작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안으로 한번 들어가 봅니다.
사진에는 다 안나왔는데 마눌님 말로는 약 천명 정도의 하객이 들어올 수 있는 곳 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벽을 터서 전부 다 사용하려고 했는데 먼저 예약 된 팀이 있어서 총 3 구역 중에서 2 구역만 사용한다고 하네요.
미리 기본적인 음식들이 세팅되어 있고 앞의 무대에서는 신랑 신부의 사진들을 계속 보여 주며 음악이 흘러 나옵니다.
나오는 음악의 80%는 한국 노래 더군요 +_+
신랑이 경찰 학교 가기 전에 저와 만났을 때 한국에 여행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었는데 그 영향 때문 일까요?
테이블 당 열명 기준이며 많은 점원들이 손님 응대를 하고 쉴 새 없이 빈 잔에 얼음을 채워 줍니다.
아직 시간이 남은 관계로 나와서 담배를 피우는데,
마눌님이 꽃 장식이 이쁘다고 사진 한장 찍자고 합니다.
올리지 않으려다가 베트남에서 결혼식에서 입는 드레스 복장의 예시를 보여 드릴까 해서 올려 봅니다.
보통 웨딩카는 지인들이 가지고 있는 차량 중에 가장 좋은 차를 하거나 아예 렌트카로 좋은 차를 빌리는데
여기는 신랑이 아무래도 공무원이다 보니...그리고 바로 신혼 여행을 갈 예정이라
얼마 전에 임관하면서 구입한 자신의 차를 웨딩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니..초임 공무원이 뭔 돈이 있다고 차를 사??)
슬슬 식이 시작되려나 봅니다.
저희 테이블에 앉습니다.
코스 요리로 나오는데 처음 나온 요리는 게살 및 새우 스프.
제가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 중에 하나 입니다
역시 맛있네요.
그 다음에 나온 음식은 닭요리 입니다.
닭 옆에 보이는 여러 색깔의 음식은 찹쌀 같은 것으로 만든 밥 입니다.
우리랑 좀 비슷해 보이지 않습니까?
아...이제 축하 공연이 벌어지나 봅니다.
무희들이 나와서 춤을 춥니다.
저 무희들이 춤을 끝내면 본격적으로 식이 시작 됩니다.
사회자가 나와서 신랑 신부를 소개하고 신랑 신부가 각 테이블을 돌면서 동시에 무대로 올라오고,
그 뒤를 저 무희들이 줄을 서서 호위하며 따라 옵니다.
베트남의 결혼식은 우리와 달리 주례사 같은 '의식'에 해당하는 여러 절차들은 없고,
하객들 앞에서 결혼을 공표하고 서로 축하하는 일종의 결혼쇼와 같은 형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결혼식 보다는 지루함(?)이 훨씬 덜 합니다 ㅎㅎㅎ
이제 신랑 신부가 사회자의 소개로 무대로 올라 옵니다.
아....그런데 용량 초과로 더 이상 못 올린 답니다...
예정에도 없이 2개로 나눠서 다시 올려야 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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