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타2 베타부터 시작해서 꾸준하게 유즈맵만 하면서 대회만 즐겨보는 프로 관전러입니다
물론 래더도 해봣죠 한 20판? 했나? 무튼 대회를 맨날 보고 해설 얘기도 들으면서 제가 느낀 점들을 써볼까 합니다
1. 압도적인 스피드
프로들 경기 보셨나요 교전 중 순간 APM 500은 우습게 찍습니다 전 그냥 버튼 누르기만 해도 500은 겨우 나올 정도인데..
이렇게 높은 APM이 나오는 이유는 최우선 타겟 일점사, 논타겟팅 피하기, 유닛 분산시키기, 마법 쓰기 등이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멀티태스킹 능력을 시험하고 누가 더 잘하냐로 교전의 승패가 나뉩니다
심지어 마법 및 능력은 나열해보자면
테란
의료선 - 부스터 및 회피기동(어그로가 물리거나 너무 앞에 있으면 부스터 쓰고 뒤로 뺀다음 다시 치료해야합니다)
밤까마귀 - 자동 포탑, 방해 매트릭스, 대장갑 미사일
바이킹 - 변신
해방선 - 수호기 모드
전투순양함 - 야마토, 전술 도약
유령 - EMP, 핵, 은폐(클로킹), 부동 저격(저격중 공격 받으면 취소)
해병, 불곰 - 스팀팩
사신 - 지뢰
화염차 - 화기갑 변신
전차 - 시즈모드
토르 - 변신
땅거미 지뢰 - 땅파기
저그
여왕 - 점막 종양(매우 중요 후술), 애벌레 생성, 수혈
바퀴 - 버로우(체력 회복 상승)
가시지옥 - 버로우(공격 가능)
타락귀 - 부식액 분사
감염충 - 진균 번식, 신경기생충, 감염된 테란
살모사 - 흑구름, 납치, 흡수, 기생 폭탄
궤멸충 - 담즙
군단 숙주 - 식충 생성
프로토스
광전사 - 돌진(물론 모두가 자동 시전..)
추적자 - 점멸
사도 - 사이오닉 이동
고위기사 - 환류, 사이오닉 폭풍
암흑기사 - 점멸
분광기 - 위상 모드
불멸자 - 보호막(이것도 자동 시전)
분열기 - 정화 폭발
불사조 - 중력자 광선
공허 포격기 - 분광 정렬
예언자 - 펄서 광선, 정지장 수호물, 계시
모선 - 전략 귀환, 정지장 수호물
(제가 빠뜨린 게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적어 놓은 유닛을 종류 별로 다 쓰진 않지만 후반부 대규모 한타는 종족별로 적어도 2개 이상의 마법 유닛을 쓰고 테란 같은 경우는 능력만 5가지 이상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많은 능력 활용은 무엇을 초래하느냐? 멀티태스킹 능력이 결과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결국엔 고인물과 뉴비와의 격차는 한도 끝도 없이 벌어지죠
2. 유닛 밸런스
이 게임은 그분께서 밸런스를 만진 이후부턴 일꾼 테러 유닛의 효율이 극도로 올라갔습니다
일꾼은 여전히 50원입니다 하지만 한 마리를 잃으면 50원을 잃느냐? 전혀 아닙니다 일꾼을 뽑는 동안 못 캔 자원까지 생각한다면 마리당 100원씩은 손해고 한 번에 많이 잃었는데 저그가 아닐 경우 한 마리씩 나오는 걸 기다려야 해서 더욱이 심각한 손해로 이어지고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는 스2에서는 일꾼 손해는 패배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일꾼 테러를 위한 견제용 유닛의 효율이 너무 좋아 일꾼은 순식간에 잡아가면서 살아 돌아가는 건 다반사이고 이걸 잡기 위해선 본대를 물려야 하는 상황까지 나오니 견제 유닛만으로 게임이 터지는 건 자주 일어나는 일이죠
이것도 고수와 초보 간에 양극화를 심화 시키고 대규모 교전보단 누가 더 일꾼을 잘 지키면서 잘 잡느냐 싸움으로 변했습니다
결국 미니맵에서 자그마한 도트 놓쳤다고 일꾼 10기씩 잡히고 져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죠
3. 빌드 싸움
어떤 리뷰어(아마도 얏지)가 말하길 '네가 20분 동안 뭘 하든 너의 승패는 초반 5분에 결정된다'
빌드는 물리고 물리며 다시 물고 물립니다 그러기에 빌드는 아주 다양하고 그만큼 막는 법도 다양합니다 심지어 공허의 유산 대회에서 자유의 날개 시절 빌드를 꺼내는 프로가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입니다
빌드는 너무 다양해서 다 알지도 못하고 당하면서도 뭔지 모를 때가 많죠 철권처럼 맞으면서 커야지~ 하고 넘기면 실력은 절대 안 늘고 자신이 스스로 찾아보고 학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회나 프로 단계에선 이러한 상황이 자주 나오진 않습니다 프로들은 적절한 정찰과 상대가 무슨 빌드인지 건물이나 유닛 숫자만 봐도 아는 프로들이 가만히 당하질 않고 카운터 빌드를 꺼내기 때문입니다
결국엔 고수와 초보 간에 양극화를 심화 시킵니다 내가 빌드를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든 상대가 그걸 읽고 카운터 빌드를 준비하면 그냥 답도 없이 밀려 버리는 것이죠
어느 정도 수준부턴 내가 어떤 빌드이고 상대가 무슨 빌드이니 나는 여기서 이렇게 꼬고 이렇게 해야만 이길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설 만큼 빌드에 대해서 해박하거나 압도적인 피지컬이 필요합니다
4. 1 대 1 스트레스
예전에 클템 해설이 언급 한적 있는대 롤 같은 팀 게임은 지면 남탓 이기면 내 탓 할 수 있지만 RTS 류 특히 스타는 자기가 못하면 못하는 게 느껴지고 한계가 명확하게 느껴집니다(전 승패에 연연할 만큼 몰입해서 게임해본 적이 별로 없어 모릅니다..)
이러한 이유로 1 대 1에서 엄청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게임을 하는 건지 스트레스를 받으러 온 건지 회의감이 든다면서 게임을 접는 사람도 있습니다
5. RTS
네 어렵습니다 전략 게임은 어렵고 외워야 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요즘처럼 가벼운 게임이 선호 되는 시대에 RTS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죠 당장 스팀 인기 게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전략보단 FPS, TPS 류나 로그라이크, 타이쿤이 인기가 더 많은 시대입니다
한때는 스타, 커맨드 앤 컨커, 워크, 토탈워, 삼국지, 문명 등 각종 전략 게임이 득세하고 계보를 이어 갔지만 지금은 사실상 죽어버린 타이틀이나 게임의 퀄리티에 비해서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RTS의 고질병인 정교하고 다양하게를 만들려다 보니 결국엔 고수와 초보 간에 심한 격차를 만들고 뉴비 유입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죽어가는 겁니다
현재로선 제일 인기 있는 전략 게임은 롤이지만 유저 한 명이 대규모 전장을 지휘하고 전략을 구상하는 게임은 제가 기억하기론 토탈워 말고는 인기 있는 게 없습니다 심지어 롤마저도 게임의 속도를 올리는 추세이고 요즘은 40분만 가도 긴 게임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스타2를 하지 말아라라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스2 같은 경우엔 라이트 유저를 잡기 위에 훌룡한 협동전이라는 컨텐츠와 퀄리티 높은 유즈맵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니깐요 게임의 기본인 캠페인들도 훌룡하고 재미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스2는 래더만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간단하고 쉽게 즐길 콘텐츠가 있고 재미 또한 보장되어 있습니다 RTS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제 생각에 매우 재미지게 스2를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유)
아까 버스 타고 퇴근 하는데 시내버스 기사님 버럭!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