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늘상 담배를 태우러 가려면 조그마한 정자를 지나야 합니다.
원래는 그냥 쉼터같은 용도 였지만 어느새부터 운동기구 몃가지가 생기고
또 선하고 선하신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증(차마 옷걸이 대용으로 사용하다 무단폐기한 이라 생각하고 싶진 않네요)으로
실내 자전거에 워킹 기구들이 생겨난 이후론 마치 종합 운동시설처럼 변해버린 곳이죠.
거기서 또 20미터 정도를 더가야지 나름의 흡연 아지트에 갈 수가 있는데 최근에 통풍에 무릎까지 문제가 생기면서
늘상 흡연 후에는 정자에 앉아서 쉬었다 옵니다.
때로는 안면있는 동네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짧은 대화를 하기도 하죠.
그런데 희한하게도 다른 사람은 거의 모기에 물리지 않거나 가볍게 물리고 그치는데
저만 유독 짧은 시간에도 여러방 저격당해 사람들에데 민망할 정도로 다리를 긁게 되더군요.
집에 돌아와 물파스를 바르고나면 그나마 좀 잦아들더군요.
어느날 문득 여기저기 물린 자욱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모기새끼들도 지네들끼리 커뮤니케이션 같은게 발달을 해서 맛집을 골라 다니는건 아닌가 하고 말이죠.
참 시덥잖은 생각이죠. 그래도 남들에 비해 자주 그리고 호되게 물리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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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기장을 꺼내 읽다가 이런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행복은 완행열차처럼, 불행은 급행열차로 다가온다"
매사 삶에서 격게되는 다른 경우에도 비슷하겠지만 건강문제는 정말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번 어딘가 심하게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고나면 회복기를 조심하라더니 딱 그런 꼴입니다.
사람의 건강이란 알수없는 언어들로 가득찬 의사들의 처방전처럼, 한번 아프고나면 몸속의 균형이 무너진건지
여기저기가 연이어 아프게 되더군요.
젊은 시절엔 상상도 못햇던 병명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스스로 나이가 들었음을 느낌과 동시에 "조화롭다"란 말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몸속의 장기들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손과 발, 머리 혹은 귀, 눈,코,입등등 어느하나 홀로 존재하고
저만 의미있는게 아니란걸 이성으론 알고있었지만 그걸 직접 겪게 되는건 때로는 참혹하고 눈물겹습니다.
한번 아프고나면 화냥년 치맛자락 감추듯 그렇게 감쪽같이 병이 걸리기 전의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다는 생각
저 혼자만 생각일까요?
지금 20,30대 분들 부디 건강들 자알 챙기셔요.
지금, 바로 오늘 이 순간에도 말이죠.
나이가 들고나면 마치 잊고있던 오래전 부채처럼 제 몸을 간수하지 못한 댓가가 오게 됩니다.
동아줄보다 더 질긴 고리대금업자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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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말이죠.
정말이지.
"사람은 누구 할거없이 한번 나면 결국엔 가게되어있다"
죽음은 그렇죠. 피상적으로는요.
하지만 그게 남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경우가 되거나 사람하는 가족 혹은 오랫동안 정을 쌓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마냥 건조한 생각으로 대할 수가 없는게 "죽음"일겁니다.
얼마전 단 한번도 만나뵌적은 없지만 필담으로 인연을 맺은 어떤분이 부친상을 겪으셧따는 글을 보고
괜시리 마음이 무겁고 문상조차 갈 엄두를 내지못하는 제 삶이 너무 조악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글에서 뭐라 위안이 될 만한 글귀하나 올려놓지 못한게 지금도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늦었지만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건강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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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정이란, 특히나 자신이 아플때 느껴지는 감정은 한여름 마라톤을 완주한 후 입속에 구겨넣은 건빵같을 수가 없을겁니다.
담배한대 태우러 나갈려다 문득 짠물이란 단어에서 인천이 함께 떠올라서 몃글자 남깁니다.
또 어떻게보면 이렇게 구차하게 생존신고를 하네요.
지금껏 마음 써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요
그냥 글을 마치기엔 너무 적적해서 노래도 한곡 남길께요.
여러분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만일 제게 다가올 그날은 이 노래처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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