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5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의 핵심장비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총리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에서 외무, 내무, 국방, 국제개발 담당 장관 등과 회의한 뒤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향후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영국 통신회사에 핵심부품을 공급할 수 없다.

이번 결정은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중국 통신장비 배제 움직임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스파이 행위를 우려해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업체를 배제해야 한다며 동맹국들과 함께 글로벌 압박을 강화해왔다. 유럽연합( EU )도 중국 업체 배제를 고려하고 있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은 이미 중국 업체 배제 원칙을 공표했다.

그러나 5G망 중 안테나와 비핵심 부문에는 화웨이 제품 사용을 용인한 것이라 영국이 ‘반화웨이 전선’을 붕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NSC 에서 다수가 비핵심 부문 참여는 허용하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5G 사업을 서두르는 영국 이동통신업계 역시 비용적으로 절대적 우위인 화웨이를 쓰게 해달라고 메이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영국 정보당국은 ‘화웨이 배제’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 GCHQ )의 제러미 플레밍 국장은 지난달 “중국 기술이 주는 기회와 위협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