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세로 오래 작업… 어느샌가 몸 곳곳 “아악” [기사]

근막통증·거북목증후군 등 대표적/사무직 근로자·주부 등 발병 증가세/방치 땐 일상생활 불가할만큼 악화/자주 스트레칭 운동으로 예방해야
회사원 김상현(48)씨는 2년마다 한 번씩 받는 건강검진에서 항상 정상 A 혹은 정상 B 수치를 유지할 정도로 건강을 자부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어깨를 비롯한 몸 곳곳에 통증이 심해졌다. 최근에는 회사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악화됐다. 병원을 방문, 원인을 찾아보니 어깨질환이었다. 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도수치료를 통해 통증이 완화되면서 건강을 되찾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은 오랜 시간 반복적인 단순 작업으로 인해 손가락·손목·목·어깨·허리·팔다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문의들은 “죽고 사는 질환이 아닌 데다 대체로 치료에 소홀하기 쉬우나 방치하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현대인의 대표적 직업병이라 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한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 근골격계 부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을 피해야 한다. 수시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급증하는 근골격계 질환

질병분류 정보센터에 따르면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이는 2008년 2170만명에서 2014년 2880만명으로 32.7% 증가했다. 척추질환과 경추질환 증가세도 뚜렷하다. 척추질환은 2013년 775만명에서 2017년 863만명으로 11.4% 증가했다. 경추질환은 같은 기간 대비 1787만명에서 2118만명으로 18.5% 증가했다. 과거에는 육체노동을 많이 하는 생산직 근로자나 농부 등이 주로 걸렸으나 요즘은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사무직 근로자나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근막통증증후군, 척추분리증, 족저근막염, 거북목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이다. 일상에서 오래 단순 작업을 할 때나 자세가 바르지 않을 때, 무리한 힘으로 작업을 할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근육신경자극요법, 도수치료 등으로 통증 제거

근골격계 질환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쉬우나 방치하면 통증·저림·근력약화와 기능 저하로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악화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중재적 미세유착박리술, 근육신경자극요법, 도수치료, 운동치료 등이 있다. 인체는 신경·근육·인대 주위에 유착된 부위가 생기면 이들의 움직임에 지장을 주어 통증을 느끼게 마련이다. 중재적 미세유착박리술은 특수하게 제작된 바늘을 사용해 유착된 부위를 정밀하게 제거해 통증을 없애고 신경 등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되찾게 하는 치료법이다. 근육신경자극요법은 바늘을 이용해 신경과 근육에 자극을 주면서 인체의 치유력을 복원해 통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도수치료는 어긋난 뼈와 관절을 바로잡아 근육통·신경통·관절통 등 다양한 통증을 완화하고 바른 신체 균형을 통해 운동기능을 되살리거나 순환계 건강을 유지하는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는 비수술적 치료 방법 중 하나이다. 운동치료는 수술과 외상 후 근력이 약화한 통증환자와 근골격계 통증 외에도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는 환자의 근육과 뼈의 불균형, 허리 수술 후 재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적합하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스스로 몸 상태를 점검, 질환의 원인을 조기에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 근골격계 부위에 무리한 영향을 주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올바른 자세라 하더라도 계속 한 자세만 유지할 경우 해당 부위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만큼 수시로 스트레칭이나 운동 등을 통해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양지병원 재활의학과 이유나 과장은 “근골격계 질환은 통증이나 기능 이상 등으로 삶의 질을 낮추는 만큼 생활 속에서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과장은 “종합검진 항목이 암이나 심혈관, 소화기 질환 중심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증도와 거리가 먼 근골격계 질환 예방이 부족하기 마련”이라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검진항목에 근골격계 질환 프로그램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해 선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