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여성(35)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20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원들이 우한발 비행기 입국자들을 발열 검사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중국인들의 국내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경 폐쇄’는 감염병 확산 방지에 실효성이 없는데다 특정 국가와 국민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만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원글에는 오후 2시 현재 44만2988명이 서명을 했다. 23일 작성된 이 청원은 나흘 만에 청원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두 배 이상 넘겼다. 청원글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데 춘절 기간동안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한다.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도 이날 “정부는 지금이라도 중국 여행객의 입국 금지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국경 폐쇄’는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
WHO
)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WHO
는 지난해 7월 에볼라바이러스가 유행할 당시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포하면서 “국경 폐쇄, 여행 및 무역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WHO
는 “(국경 폐쇄나 여행·무역 제한 시)모니터링 되지 않는 사람, 물건의 비공식적인 국경 이동을 발생시켜 오히려 질병의 확산 가능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국경을 폐쇄할 경우 밀입국자나 밀수 등 ‘검역 시스템’을 벗어난 사각지대가 늘어나 외려 외려 감염병을 통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문제로 특정 국가 국민 전체의 입국을 막아본 경험이 전세계적으로 없어 그 효과를 측정할 근거 자체가 없다”며 “입국을 막는다고 하면 중국인만 막을 것인지,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도 막을 것인지 등 걸러낼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아직 신종 코로나에 대해서는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이 선포되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
WHO
가 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포하더라도 사람 간의 이동을 금지하진 않고, 출·입국 검역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는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미국 일부에서 ‘국경 폐쇄’ 주장이 나오자 “국경을 폐쇄하자는 것은 마치 집이 불타고 있는데 (불을 끄는 대신) 방 안에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 틈에 젖은 수건을 끼우자는 것과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
@
kyunghyang.com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입국금지 동의하신분들은 정말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은 어케 막을방법이 없는데
입국금지 시키자는데 동의하시다니 이해가 안가네요..
밀입국&밀수 등 비공식적인 루트로 들어온 사람들은 병 추적할 방법이 불가능해져서 지금보다 병 전파속도 더 빨라질꺼라는 생각은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이해가 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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