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고 사과하기.

어제 거래처 담당자에게 업무 문제로 힐난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냥 바라는 바를 저를 따로 불러 얘기했어도 그리 화가 나진 않았을텐데,, 제 고객이 듣고 있는 곳에서 사정없이 까대더군요.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려 어떻게 마무리를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냉정하게 전 그가 바라는 바를 알지 못했고 그 역시 제게 얘기한 적 없었죠. 그냥 맘 속에 담아 두고 있다가 단박에 털어 내더군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듯이,,,

그냥 넘어가면 바보될 것 같아 일을 마무리하고 나오면서 잠깐 보자고 데리고 나와 얘기를 마무리했어요.

'꼭 내 고객이 있는 곳에서 그렇게 망신 주듯이 말했어야 했나, 그 점은 당신이 너무 성급했다,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났다. 또 난 당신이 바라는 바를 전혀 알지 못했다, 얘기라도 해 줬다면 이런 오해가 없었을텐데~ 블라블라,,주거니 받거니~.  암튼 그런 걸로 스트레스 받았다니 다음부터는 신경써서 일처리 하겠다' 며 악수를 청했고, 그 역시 나중엔 성급하였다고 사과하더군요. 

고객이 있는 곳에서 개망신을 당했다는 생각에 황당하고 기분이 너무 상했지만 거기서 언성을 높여 싸울 수도 없었어요.

일단 서둘러 그 자리를 떴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어제 밤잠을 설쳤습니다. 제 얘기를 들은 아내는 저를 토닥거렸지만 쉽게 풀리질 않았어요.

오늘 아침에 운동 다녀오면서 그 일은 사실 내가 처리했어야 했구나, 그게 상식이었는데 어느새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결론까지 왔네요.

근데 나이를 먹어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내가 아집이 강한 사람이었는지 이젠 잘 모르겠네요.  전 남들 얘기 잘 들어 주고 거기 맞춰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면 제 생각도 곧잘 바꾸거든요. 나름 타인과 래포 형성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이기적인 사람이었나 봐요.  적잖게 살아오면서 어제 같은 업무상 다툼은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고객 거래처나 매입 거래처에도 앞으론 말조심, 행동조심에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네요. 이미 익숙해진 관계에서 당연하게 여기며 저지르는 무례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평소 지론이 나든 남이든 잘못된 점이 보였다면 바로 인정하고 좀 과할 정도의 사과를 건네는 것이 맞다' 주의인데,,,

막상 비난을 듣고 나니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진 않네요.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데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