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도 민주당 승리...트럼프 지원유세도 뒤집지 못해...

루이지애나주는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선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또 다른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 주지사를 민주당에 내준 뒤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에 '올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방'을 잇따라 내주면서 내년 대통령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켄터키와 루이지애나주 주지사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AP통신은 이날 오후 10시 55분께(현지시간) 에드워즈 주지사가 득표율 51.3%로 공화당 에디 리스폰 후보(48.7%)를 누르고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에드워즈 주지사는 보수 성향의 미 남동부 4개 주를 가리키는 '딥 사우스(Deep South)' 지역 가운데 유일한 민주당 소속이다. 2015년 11월 딥 사우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을 누르고 당선되면서 선풍을 일으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드워즈 주지사의 재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 아침까지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라며 투표소 위치 안내까지 트윗으로 올리는 등 막판까지 강력하게 선거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트럼프는 이번 선거를 2020년 대선을 향한 자신의 인기와 정치적 능력에 대한 시험대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대통령이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는데도 공화당 주지사를 누르고 민주당이 승리하자 루이지애나 주지사로 설욕을 꿈꿨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다음 날인 지난 6일과 선거 이틀 전인 14일 루이지애나주로 달려가 대규모 유세를 벌였다.

이번 선거가 트럼프에 대한 심판이라기에는 공화당 후보가 너무 약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화당 리스폰 후보는 루이지애나 소도시 바통루즈에 기반을 둔 억만장자 사업가이며 공화당 정치자금 기부자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없는 데다 한 번도 선출직에 도전한 경험이 없어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경쟁력을 최상위로 평가하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를 선발하는 초당적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현직 에드워즈 주지사는 온건한 성향의 민주당 인사로, 주민 지지율도 높은 데다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강력한 낙태 금지법에 서명하는 등 보수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인지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리스폰 후보는 선거 운동 내내 트럼프 대통령에 묻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정치 광고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는 식이었다.

리스폰이 선거에 쏟아부은 개인 돈만 1200만 달러(약 140억원)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리스폰은 "일자리와 기회를 만들어서 루이지아나를 남부 주 1위로 만들겠다"면서 "트럼프가 미국에 한 것을 내가 루이지애나에 하겠다"면서 '리틀 트럼프'를 노렸으나 실패했다.

피어슨 크로스 루이지애나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았다면 이렇게 근소한 차이까지 만들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