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액상담배 사용 자제” 공식 권고

미국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망 잇따라… 복지부 “액상담배 사용 자제” 공식 권고
이혜인 기자 [email protected]

20일 보건복지부는 의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 금연정책전문위원회’를 열고 심의한 결과, 액상형 전자담배와 중증 폐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향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중 기침·호흡곤란·가슴통증 등 호흡기계 이상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의원을 방문하라는 의견도 내놨다.

복지부에 따르면 앞서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중증 폐질환 의심사례 건수가 약 530건 집계됐다.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도 총 8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미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중증 폐 질환과의 인과관계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중증 폐질환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

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중증 폐질환 간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마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지를 확인하는 항목을 넣고 이를 건강보험공단이 가지고 있는 병·의원 진료기록과 대조하기로 했다. 또 병원·응급실을 방문한 중증 폐질환자를 대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여부를 확인하는 사례조사를 실시한다. 소비자보호원에 보고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부작용 사례도 검토하기로 했다.

관련 연구도 실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중증 폐질환 유발물질로 의심되는 THC(tetrahydrocannabinol·대마초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 등의 성분이 들어있는지 성분 분석을 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체 유해성 연구를 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담배·흡연전용기구 등 담배제품이 청소년 흡연을 유발하는 등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제품을 회수하는 건 물론 판매 금지 조치까지 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주 공공보건위원회는 청소년들의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이 급증하자 지난 17일(현지시간) 일부 향 제품을 제외한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는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담배 유해성분 제출 및 공개 의무화 법안’ 등 담배 유해성을 관리할 수 있는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