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DC가 아닌 AT/XT 일화

은행원이셨던 아부지의 영향으로 PC와 도트프린터를 일찌감치 접할 수 있었습니다.

최첨단 하이-테크놀로지 기술인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을 삽입하여 구동, DOS 모드라는 사이버공간을 마주할 수 있던 시절.

도 알게 됐습니다.

동네 문방구 아저씨가 정품(?) 플로피 디스켓을 복사해서 팔았던 PC게임으로 진정한 사이버 전사로 거듭날 수 있었지요.

플로피 디스켓 3장인가 4장을 삽입해야 실행 되는 게임으로 기억되는 '퍼니셔'.

장당 400원씩 거금을 들였지만  실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꼭 해보고싶은 어린 마음에 돼지저금통의 배를 째고, 아부지 지갑에 손을 대면서까지 디스켓을 사재기 했지만 뭐가 잘못된 건지

도무지 실행이 안되더군요.

결국엔 아부지께 걸려서 빗자루로 먼지나게 맞은 후 빤스차림으로 대문밖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호돌이 캐릭터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던 88년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은 집에 있던 PC는 'XT'였고

그렇게도 원하던 '퍼니셔'는 'AT'에서 구동이 된다는 것을....내가 알던 그 컴이 그 컴이 아니라는 것을...

C언어를 통해서 1부터 10을 더한 숫자가 55가 되는  경악스런 사실을 이때 알았고 ㅡ.ㅡ

주산학원 원장샘이 주판으로 왜 그리도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셨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 시절의 인연으로 지금까지 좋아하는 히어로가 '퍼니셔'입니다.

286 PC를 만나기 전, 집에 있던 PC는 카세트 테잎을 넣어서 구동했던 8비트 모델이었는데 곽 케이스 포장으로 된 게임 테잎을  사서

신나게 했던 기억도 납니다.

정말 추억이 뭉글뭉글하니 그때가 너무도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