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죽·오리온 등 식음료 업계 '줄줄이' 재판'…업계 긴장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에 '서초동 바람'이 불고 있다. 잇따른 검찰 수사로 업체 대표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거나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조 탄압'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 있어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철호 ㈜본아이에프(본죽) 대표와 최복이 ㈔본사랑 이사장, 박천희 ㈜원앤원(원할머니보쌈) 대표는 각각 6월4일, 5월24일 첫 재판을 받는다. 상표권 수익을 회사가 아닌 본인들에 귀속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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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1월 기소됐던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이미 두 차례 공판준비절차를 거쳐 오는 6월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공판이 열린다. 계열사 '파리크라상'의 상표권을 아내에게 넘긴 뒤 200억원대 사용료를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다.

검찰이 가맹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대표이사가 상표권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배임죄로 의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 만연했던 상표권 개인 명의 취득 관행이 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러한 업계의 관행에 대해 실태조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기소된 업체는 2015년 고발이 들어와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가맹사업법 위반 사례에 대해서만 조사를 한다"면서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사안이다.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오리온 은 한 영업소장의 노조 탈퇴 강요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이 5월31일 울산지법에서 열린다. 법인은 영업소장의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의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됐다. 따라서 영업소장이 유죄를 인정받는다면 법인 역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다.

업계는 조심스러워하며 공식 입장 외에 더 이상의 대응은 꺼리거나 아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상표권 귀속 문제는 형사 처벌의 선례가 없어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혐의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상표권의 경우 가족회사로 운영되는 한국 기업의 특성을 이해해야한다고 주장을 내세운다. 오너 가족이라도 본인의 노력으로 얻은 권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본아이에프 측은 개인이 창작, 고안한 상표를 개인 명의로 출원해 보유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원앤원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법무팀을 중심으로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영업소장과 공동으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2명을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오리온 측은 "회사가 개입한 적 없다"며 "공판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연이은 재판을 겪었다는 점도 업계에 부담이다.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미술품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받고 형이 확정됐다. 최근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양대 노총과의 합의로 갈등이 봉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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