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이 페라리로 착각하게 만드는 특별한 차 ( 1 )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으로 대표되는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다. 수입차 시장을 연지 30년이 지난 지금 판매점유율 20%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 이를 잘 말해준다. 한국GM이 출범하면서 쉐보레 앰블럼을 단 차량이 종종 보이지만 쉐보레의 고성능 디비전은 유럽차 만큼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영화 트랜스포머를 보고 나면 쉐보레 카마로를 보면 범블비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알아본다. 쉐보레의 스포츠카/슈퍼카 라인업에는 카마로 말고도 빛나는 두 깃발의 콜벳이 있지만 가끔 페라리로 오해 받는다. 카마로는 아는데 콜벳을 모른다면 콜벳 입장에서는 적잖이 서운한 일. 그런 콜벳의 마음을 달래고 8세대 신형을 기대하는 마음을 이곳에서 담아봤다.

쉐보레 콜벳은 벳 혹은 쉐비 콜벳이라고도 불린다. 쉐보레에서 만드는 앞엔진 뒷바퀴굴림인 2인승 스포츠카. 콜벳이라는 이름은 1953년에 홍보부의 미론 스콧이 제안했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는 미국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할리 얼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와 유럽의 스포츠카가 로드레이싱에서 달리는 것을 보고 나서라고. 

콜벳은 만든 단어가 아니라 다른 배들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소형 전함을 일컫는다. 첫 번째 모델은 컨버터블이었고 GM이 주최하는 오토쇼인 1953년 GM 모토라마에서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미시간 주의 플린트, 미조리 주의 세인트루이스에서 생산되다가 1981년부터 켄터키 주의 볼링 그린으로 바뀌었다.

GM은  1953년에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나서  양산하기로 결정했다. 처음부터 양산을 염두에 두고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한 것은 아니었던 것.  1세대는 부분변경이 잦은 편이었다. 첫 모델은 1953년 6월 30일에 등장했다. 컨버터블 모델이 수제로 300대만 생산됐고 색상은 폴로 화이트만 가능했다. 이듬해인 1954년에 블루, 레드, 블랙 색상이 추가됐고 3,640대가 제작됐으며 1956년에는 전면부와 옆모습이 일부 바뀐 모습으로 출시됐다.

1958년 모델의 변화도 꽤 큰데 인테리어를 조금 산뜻하게 하고 프론트 오버행을 조금 늘렸으며 쿼드 헤드램프가 들어갔다. 스티어링휠도 바뀌었고 대쉬보드에도 변화를 주어 각종 게이지를 운전자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게 됐다. 1961년에 차량의 뒷부분이 새롭게 디자인되어, 4개의 원형 리어램프가 달린 '덕 테일' 형태를 갖게 됐다.

스팅레이라고 불리는 2세대는 아름다운 외관으로 콜벳이라는 이름을 더 알렸다. 2세대는 래리 시노다라는 디자이너의 손을 거쳤는데, 피터 브룩 등이 미첼의 스타일링 지도 하에 만든 과거의 디자인 콘셉인 'Q Corvette'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팅레이 1963년형은 첫 콜벳 쿠페이며 루프 밑으로 덱이 좁아진다. 1963년형에만 뒷창문에 '스플릿 윈도우'가 적용됐다.

마코 샤크라는 콘셉트카 이후에 출시된 콜벳 3세대는 14년이나 생산된 장수 모델이다. 처음으로 T-top을 제거할 수 있는 루프패널이 사용됐다. 1978년에는 콜벳 25주년 기념 모델로 투톤 실버 에디션과 인디 페이스 레플리카 에디션이 나오기도 했다. 인디애나폴리스 500 경주장에서 콜벳으로서는 처음으로 선도차로 쓰였다. 선도차는 자동차 경주 개시 전에 코스를 일주하는 차다.

엔진와 섀시는 대부분은 C2에서 가져왔지만 외관과 실내는 새롭게 꾸몄다. C3부터 전 모델에 V8을 장착했는데 출력은 모델마다 다르다.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출력을 줄이면서 연비를 높였기 때문이다. 후기형에 해당하는 1978년 모델부터 들어간 패스트백형 뒷유리는 한동안 콜벳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아 C6까지 이어졌다.

네 번째 세대는 C3에 있는 곡선을 줄이고 공기역학에 신경을 흔적들이 보인다. 1963년 이후로 처음 디자인을 완전히 다시 했다. C4는 C3가 단종된지 1년이 지나고 출시되었기 때문에 1983년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품질 문제가 있었고 부품 수급이 지연되면서 43개의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졌을 뿐 판매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1년 동안 유럽 스포츠카와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 핸들링을 개선하기도 했다. 당시에 GM 산하에 있던 로터스가 엔지니어링한 5.7리터 LT5 엔진이 콜벳 시리즈의 유일한 DOHC 엔진이 되었고 1990년부터 등장한 고성능 모델인 ZR1에 들어갔다. 1993년에 출시된 40주년 에디션 기념 배지, 수를 놓은 시트 등이 들어갔다. 1996년에 출시한 그랜드 스포츠 버전을 마지막으로 C4는 단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