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망, 최소 3년 징역? 누구를 위한 법안인가?

음주운전에 따른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 특가법 )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해당 법안은 부산 해운대구에서 벌어진 음주운전 사고가 계기가 되었다 . 

전역을  4 개월 앞둔 윤창호씨는 휴가 중 밤길을 걷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3 미터 담벼락 밑으로 추락해 뇌사상태에 빠졌고 ,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면서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진 사건이다.

윤창호씨의 대학 동기들은 윤창호씨가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  음주운전으로 인한 비극을 막고자 국회의원  104 명과 함께 음주운전 처벌과 관련된 법안 개정안을 내놓았다 .
 
때문에 해당 법안은 윤창호 법이라는 별칭을 갖게 되었다 .
  

특가법이 개정되면서 음주운전으로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의 처벌 항목이 강화된다 .  통과 이전까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1 년 이상의 유기징역 ,  다치게 했을 경우  10 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 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
 
법안 통과 후

피해자 사망 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상향조정 

부상자 발생 시  1 년 이상  15 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강화

되었다 .
   

표면상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 시 최대 무기징역으로 매우 강력해 보이는 윤창호법 이지만 ,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사실 윤창호 씨의 동기들이 처음 제출하려던 개정안은 음주운전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5 년 이상의 징역이었으나 ,  법적 타당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3 년으로 조정되었다 . 
    
개정안이 조정된 이후 비판을 받는 이유는 ,  보통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할 경우 실제 판결이 이루어질 때 집행유예 가능성 이 높기 때문이다 .  여기에 대형 로펌이 함께한다면 그 확률은 더 높아진다.
    
다만  3 년으로 조정된 것은 법률적으로 나름의 이유가 있다 . 5 년 이상의 징역형은 살인죄에 적용되는 수준으로 ,  음주운전을 살인죄와 동일시하기엔  ‘ 고의와 과실 ’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동일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살인죄는 고의성이 다분한 중범죄로 보지만 ,  음주운전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면 특가법에 의해 과실범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 
 
쉽게 말하자면 ,  살인범과 음주운전자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최저 형량을  5 년으로 정하는 것은 과잉형벌의 여지가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
 
물론 ,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에는 매우 부족한 법안이다.   일각에서는  “ 가진 자들이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만들어놓은 꼼수 아닌가 ?” 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전문가들은  “ 음주운전은 사실상 고의로 봐야 한다 .  음주운전이 불법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을 시도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고의다 .” 라고 주장하고 있다 .
  

한편 법안 통과 전 공동발의에 참여한 이용주 의원이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 
 
이 의원은  SNS 를 통해  “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다 .  ‘ 윤창호법 ’ 은 이런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과 의식을 바꾸자는 바람에서 시작된 법 .” 이라 언급한 바 있었기 때문에 국민 청원 게시판을 통해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
 
윤창호씨의 대학 동기들은 이 의원의 행태를 보고  “ 이것이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현실이다 .” 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
   

해외 일부 국가의 음주운전 형량을 살펴보면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고려해 효과적인 처벌안을 시행중이다.  
    
여러 언론을 통해 주목받은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개정안의 수준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떨지 간단히 살펴보자 .
 
미국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처음 적발될 경우 반년에서  1 년 가량  면허 정지 와 함께  주마다 최대  50~200 만원 수준의 벌금이 부과 된다 . 

또한  5 년 동안 각종 벌금이 해마다 부과되며 사회봉사 활동 및 안전교육 수료 가 강제로 이루어진다 . 
 
게다가 음주운전 이력이 있으면 최소  5 년간 일반 보험사로부터 가입 거절을 당하게 된다 . 

이 경우 주정부의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일반 보험보다 상당히 비싸 ,  음주운전 패널티가 사라지는  최소  5 년 간 우리 돈으로   5 천 ~6 천만원 가량의  금전적 손해 가 발생한다 .
 
만약 또  다시  적발되면 위의  3 배에 달하는 가중처벌 이 이루어지며  시동 잠금 장치를 강제 장착 한다 . 

시동 잠금 장치는 차량 시동을 마음대로 걸 수 없도록 하고 ,  차량 내에 장착된 음주 측정기를 불고 정상임이 판정되었을 때 비로소 시동이 걸리는 시스템이다 . 

이 시스템은 미국 뿐만아니라 일부 국가에서 운영 중일 만큼 효과적인 대한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1 급 살인죄를 적용하여  15 년 ~ 종신형 에 처하기도 한다 .
 
조지아 주와 미네소타 주는 음주운전 차량 뒷 유리와 번호판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적이 있음을 알리는  ‘ 공식 인증 ’ 마크를 강제 부착해야 한다 .
 
캘리포니아주는 음주운전 이력을  10 년 동안 보유하며 이 기간 동안 또다시 적발되면 가중처벌된다 . 

그리고 초범이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2 급 살인죄를 적용 하여 최대 징역  10 년형에 처해진다 .
 
이처럼 형벌이 강력한 이유는 ,  음주운전을 우리나라와 다르게  ‘ 고의 ’ 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
 
싱가포르
엄격한 법으로 유명한 싱가포르는 음주운전 적발 시 체포 후 다음날  신문  1 면에 음주운전자로 얼굴이 공개 된다 . 

여기에  초범은  120~500 만 원 , 2 차 적발은  360~1200 만 원 수준의 벌금 이 따라붙게 된다 .
 
유럽연합  
유럽도 음주운전에 대해 엄격하기는 마찬가지다 .  혈중알콜농도  0.02~0.05% 부터 단속 대상이며  알콜농도가  0.1% 높아질  때 마다 가중처벌 되어 징역  1~10 년 선고에 면허정지  8 일 ~5 년이 추가된다 .
 
특히 덴마크 / 핀란드 / 스웨덴은 음주운전 적발 시 일정 기간의  월급 몰수 처벌 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매우 낮다 .
 
독일은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처분을 받았을 경우 ,  다시 취득하려면 의사의 소견서가 필요 하다 .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다른 의미에서 잔인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 .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음주운전자는 수감조치 되며 ,  연좌제가 적용되어 배우자까지 수감 된다 .  오래 지나지 않아 훈방조치 되기는 하지만 ,  가족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경각심을 일으키기에는 효과적이다 .
 
태국  
태국은 음주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영안실 청소 ,  시신 닦기 ,  시신 운구 등의 봉사활동 을 시킨다 .  이는 음주운전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
 
브라질  
브라질은 혈중알콜농도 + 목격자의 증언 + 의사 소견서 까지 종합적으로 정보를 수집해 처벌한다 .  보통은 징역형이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면 ,  피해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살인범 으로 분류된다 .
   

해외의 음주운전 처벌 규정 일부를 언급한 것은 ,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에 맞는 현실적인 처벌 법안 개정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 
 
JTBC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음주운전으로 사상자를 내도 집행유예로 풀려난 경우가  2013 년  57%  였으며  2017 년에는 무려  72% 에 달했다고 한다 .
 
개인과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적 손실을 입히는 음주운전 ,  법률적으로 살인과 음주운전을 동등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는 입장이 과연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
  

우리나라에는  2 천만 대 이상의 차량이 등록되어있다 .  맨 정신으로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나는 상황에 음주운전은 매우 무책임한 행태다 .
 
운전면허는 법적으로 성인부터 취득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  성인은 ,  숨쉬는 것부터 말하고 행동하기 까지 모든 것에 책임 져야 한다 . 

음주운전으로 교통 안전을 위협하고 재산 및 인적 피해를 입혔다면 그들을 성인으로 봐야 할까 ? 
 
“ 운전해야 되니까 딱 한잔만 마실게 !” 라는 의미는  “ 내가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이야 !” 를 자랑하는 것과 같음을 반드시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