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제가 남의 차를 긁었습니다.(날은 춥지만 마음은 훈훈하네요)

어제 저녁 지하 주차장에서 남의 차를 긁었습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전부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를 해서 그런지 중립을 하고 옆에 세운 차들이 여럿 있어서 마침 한 자리 깊숙이 있어서 주차를 했습니다.  옆에 세워둔 차를 후진해서 피하다가 각이 안 맞아서 정상 주차된 차 범퍼를 살짝 긁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느낌이 이상해서 양쪽 차를 다 봤는데, 제 차는 멀쩡한데, 상대 차가 흠집이 난 것 같았습니다.  내가 긁은 건지, 그쪽이 예전에 긁은 건지.....

내차가 닿았는지 안 닿았는지 긴가 민가 했습니다.

상대차에 연락을 하려는데, 연락처가 없네요. ㅠㅠ

상대차종은 레조....여기 저기 오래되어서 흠집도 많더라고요.

일단 경비실에 가서 이래 저래 해서 그런다고 등록되어 있는 차가 아파트 몇호 차인지 알아내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누구세요?"  60대 중반쯤 되시는 어르신이 나오셨습니다.

"저~~~~제가 그만 선생님 차를 긁은 것 같습니다.  확인해 보셔야 할 것 같아서요?"

같이 내려가서 살피더니...어찌 긁었는지 묻더라고요.

뭐 사실 그대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실수 했는지 긴가 민가 하긴 하지만 일단 내 잘못이니 보셔야 할 것 같아서 연락드렸다고 했지요.

그리고 "원하시면 보상하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를 드렸습니다.

한참 살피더니...예전에 긁힌 자국같은 곳을 보시더니,  다른 부위도 살펴보다가....

"그쪽 차는 괜찮아요?"

"예, 제차는 멀쩡합니다.  그래서 저도 좀 헤갈립니다. ㅠㅠ"

그랬더니 "그냥 됐어요. 날씨 추운데 갑시다!"

"차가 오래 된 거라 괜찮다"고 하시면서 "요즘 이렇게 연락을 해 주는 사람도 있어서 오히려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당연히 제가 잘못했는데 연락을 하는 것이 당연한데, 연락처가 없어서 한참 기다렸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오히려 "미안해요. 연락처 안 남겨서...기다리는라고 많이 추웠겠다고...."

저는 거듭 고맙다고 굽신 굽신 인시하면 헤어졌습니다.

제가 예전에 헌차 탈 때 왠만했던 일은 그냥 보낸적이 있는데, 이렇게 보상받는 기분이 드네요.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날씨는 쌀쌀하고 춥지만 마음은 따뜻한 저녁이 되었습니다. 그날 밤 간만에 정말 깊은 잠을 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