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706292057005&code=920508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 전에 만든 차종은 못 팔 판”
김준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29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기존보다 대폭 강화된 차량 배출가스 측정방식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다.
환경부가 새로 도입한 배출가스 측정방식은 유엔 유럽경제위원회가 개발한 ‘국제표준 소형차 배출가스 시험방식(WLTP)’ 기준을 따르고 있다. 실제 도로가 아닌 실험실에서 측정하지만 과거 실험실 측정(유럽연비측정방식·NEDC) 때보다 훨씬 까다로운 조건에서 배출가스를 측정한다.
구체적으로는 차량 테스트 주행시간이 현행 1180초에서 1800초로 10분가량 늘어난다. 주행거리도 11㎞에서 23.26㎞로 2배 이상, 주행 평균속도는 시속 33.6㎞에서 46.5㎞로 빨라진다. 최고속도도 시속 120㎞에서 131.3㎞로 높아진다. 반면 테스트 중간에 엔진이 멈추는 시간의 비율은 10%포인트 단축돼야 한다. 통상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속도가 빨라지면 엔진에 부하가 더 걸려 배출가스가 많이 나온다.
이처럼 기준이 강화되지만 디젤엔진의 대표적 배출가스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기존과 같은 ㎞당 0.08g에 맞춰야 한다.
환경부는 당장 다음달부터 새 기준을 신규 차량에 적용하고, 기존 차량도 내년 9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제도가 실시되더라도 최근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차량은 환경부의 새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3년 전에 제작된 디젤 차량은 대부분 기준을 맞추지 못해 인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적용 시한인 내년 9월까지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는 ‘질소산화물 후처리 장치(SCR)’나 관련 기술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차량은 엔진이나 부품이 과거 기준에 맞춰져 있어 질소산화물 후처리 장치 등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배기 시스템 변경, 하부 재설계, 성능 최적화 등을 위한 개발 기간과 인증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통상 3년, 빨라도 2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관련 장치나 부품의 원천기술 대부분을 해외 부품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현대·기아차 등 대형업체는 자체 제작과 공급이 가능하지만 르노삼성차나 쌍용차의 경우 해외 부품업체와 협업해 개발한 뒤 이를 구입해 장착해야 한다. 특히 쌍용차와 르노삼성차는 디젤모델 비율이 높아 차량 판매가 중단될 경우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대표 모델인 코란도 시리즈와 코란도 투리스모 등 생산 중인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르노삼성차도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형 SUV QM6와 중형 세단 SM6 디젤모델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제품 판매가 잘돼야 해고노동자 복직이 가능하고, 르노삼성차도 일부 모델 판매가 안되면 부산지역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원칙대로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도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정부도 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만큼 해당 업체의 의견을 듣고 애로사항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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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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