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21(문피아)

1. 절대방사
https://novel.munpia.com/177583

선협물인데 국산 같습니다.
연정기, 축기기, 금단기 등 익숙한 선협 체계가 나옵니다.

주인공은 원래 지구인인데 군대 후임이 손금을 볼 줄 안다며 주인공에게 대단한 손금이니 제대하고 사주팔자 책을 한번 찾아보라고 합니다.
기초서적에도 소개될만한 대단한 사주팔자일 테니 한번 보라는데 그 말이 생각나서 헌책방을 찾은 주인공이 고른 것은 신비한 책이었습니다.

뜬금없이 무협풍이나 판타지풍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게 아무래도 주인공의 전생이거나 평행세계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선협 세계관의 11살짜리 자신의 몸으로 빙의하고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시스템 메시지 비슷한게 가끔씩 나오는데 주인공이 보거나 듣지는 못하고 그냥 독자를 위한 알림인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은 같은 사람이 대사를 할 때 여러 줄로 끊어서 적는다는 것입니다.

"자, 자 어서들 일어나게."
"내 얘기가 아직 안 끝났어."
"어르신, 그게 무슨 말입니까?"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인데 보통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화가 이어지는 정상입니다.
그런데 저기서 위의 두 줄은 같은 사람이 말한 것이고, 세번째 줄이 다른 사람이 말한 것입니다.
즉, 누가 말하는 것인지 문맥상으로 이해해야한다는 것이죠.

저런 식으로 한사람이 말하는 것을 여러 줄로 표현하는 경우가 이 소설에는 정말 많이 나옵니다.
이게 너무 심해서 도저히 못 버티고 하차할까 고민한 적도 있는데 그래도 보기 드문 국산 선협물 같아서 계속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이 국산이라는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가끔 단어를 소리나는 대로 읽는 실수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국인이라기보다 국어공부를 제대로 안한 사람이 할만한 실수이죠.



2. 제3차 세계 대전
https://novel.munpia.com/166652

제목 그대로 3차 세계 대전입니다.
사실 저는 하차한 작품인데 소개글을 적는 이유는 그나마 문피아에서 현대전을 다루는 얼마 안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문피아에 있는 전쟁소설은 대부분 판타지나 대체역사이죠.

3차대전을 다루는 소설은 지금까지 여러번 나왔는데 각자 그 작품이 쓰여진 시대상에 맞춰서 전개가 되죠.
이 소설도 최근에 쓰여진 것이다보니 최근 정세와 정서를 기반으로 합니다.
다만 작가가 자료조사를 제대로 안하고 그냥 커뮤니티 사이트나 유튜브만 보면서 생각없이 자극적인 소재만 모아서 쓴 것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 일본은 약먹고 정신이 나간 총리가 독재정치를 하는 국가로 묘사됩니다.
한국은 국정원의 정보력이 유튜버보다 떨어지고, 그 유튜버가 지시하는 대로 군을 움직이는 꼭두각시로 묘사되죠.
이런 소설이다보니 당연히 미국은 무시하고 한국의 독단적인 결정이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중국과 다른 강대국들도 점점 사건에 관여해가며 판이 커집니다.

이게 사회 풍자 소설인지,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맹신하는 작가의 본심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소설이기는 합니다.



3. 위험한 나의 포식자
https://novel.munpia.com/176889

여주 로맨스물입니다.
뱀파이어가 인간농장을 운영하는 세계입니다.

어두운 산속에서 인간사냥꾼을 피해 도망치던 여주인공 앞에 누군가가 떨어져내리며 추락사합니다.
떨어지고도 잠깐동안 살아있는데 여주인공의 손에 뭔가를 쥐어주게 되죠.
인간 사냥꾼이 쫓아와서 그게 뭔지 확인할 틈도 없이 도망치는데 어떤 남자가 구해줍니다.

그 후 스토리가 더 진행되면서 인간 여주인공이 뱀파이어 가문의 아가씨인척 연기를 하며 뱀파이어들과 썸을 타는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환상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여주인공이 뱀파이어로 보이게 됩니다.
손으로 만져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몸으로 느껴지구요.
인간인 여주인공은 언제 정체를 들켜서 죽을지 몰라 벌벌 떠는 상황이면서도 다른 남자들과 사랑에 빠집니다.

로판 좋아하시는 분이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주인공의 로맨스에 혼동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작가 마음가는대로 써내려가는 소설입니다.


4. 세계관 최강자의 대부업
https://novel.munpia.com/176349

흔히 일수라고 부르는 사채업자가 있죠.
2층 건물에 작은 사무실을 내고 돈을 안 갚으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받아낸다는 이미지를 가진 그런 불법적인 느낌의 대부업입니다.

주인공은 현대인인데 판타지 세계로 날려가서 거기서 사채업자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돈을 빌려가는 사람은 평범한 일반인 뿐만 아니라 모험가나 마법사도 있고, 주인공과 동종업계 일을 하는 범죄조직도 있죠.
돈 빌리고 안 갚는 사람과 실제로 전투가 벌어지기도 하는 그런 곳입니다.

참고로 주인공 말로는 모험가는 생각보다 괜찮은 손님이라고 합니다.
하루벌어서 하루먹고사는 직종이라 일거리 없을 때 다른 일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 모험가는 잠깐 돈을 빌려서 생활하다가 나중에 일거리가 생기면 잘 갚는다고 하네요.

판타지 세계이다보니 금리의 한도가 법으로 정해져있지 않아서 은행보다 훨씬 높은 고리대금업이 합법적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동업자와 달리 주인공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양심적인 이자율을 내세우지만, 그래도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거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비싼 이자로 등쳐먹는 것은 동일합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중에서 4번 대부업이 가장 괜찮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