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미궁물 추천! <재앙의 미궁 -신의 벌레장->

제목 : 재앙의 미궁 -신의 벌레장- (厄災の迷宮　～神の虫籠～)

키워드 : 일본어 , 무료연재, 미궁탐색, 현지주인공, 치트, 성장, 게임시스템

오랜만에 재밌게 읽는 중인 미궁탐색물입니다.

분량도 많고, 술술 읽히고, 전개 시원시원하고, 

일일연재 확실히 지키고, 아주 좋네요.

간단한 배경설명부터... 

1. 판타지 세계. 미궁도시가 존재함.

2. 일정주기마다 이계(=현대지구)에서 소환된 이방인들이 미궁에 강제로 쳐넣어짐.

3. 25레벨을 달성하면 자유를 얻음.

4. 미궁은 '신'이 제작&관리하지만 자기 멋대로 하는 건 아니고 신조차 따라야하는 규율이 존재.

5. 이방인 외에도 현지(판타지세계)의 고아들은 15세가 되면 3년간 미궁에서 탐색해야 함.

6. 미궁탐색의 주역은 이방인들이고, 현지인 고아들은 그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들러리 같은 신세.

주인공은 바로 현지인 고아 중 한 명입니다.

물론 주인공이니 평범한 고아는 아니고요.

어릴 때부터 마수사냥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나름 베테랑 사냥꾼입니다.

15세가 된 주인공이 3년간의 미궁 의무복무를 위해 떠나는 게 이야기의 시작이죠.

작품설정상 현지고아들은 비중도 없고 특혜도 없는 들러리입니다만 

주인공은 다릅니다. 타고난 침착성과 다년간의 사냥경험, 

끔찍하게 지루한 반복작업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인내심과 

뛰어난 전술적 판단력 등등을 무기로 소환된 이방인들을 능가하는 성과를 이뤄냅니다.

주인공이 엄청난 사기스킬, 사기특성, 사기급 아이템을 줄줄이 먹기는 하는데 

그게 그냥 공짜로 퍼주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의 노력과 재치를 통해서 획득하는 거죠.(물론 운도 꽤 따릅니다만...ㅎㅎ)

동료들도 사랑스럽고, 개성적이고(라이트노벨적인 의미로요), 

무엇보다도 짐덩이가 아닙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함께 성장해 나가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미궁공략이라는 컨텐츠를 날것 그대로 잘 살렸다 는 겁니다.

미궁이란 소재가 워낙 매력적이다보니 미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많습니다만, 

초반 좀 지나면 어느샌가 미궁은 뒷전이고 온갖 드라마가 뒤얽히며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이 되는 경우가 태반인데요. 

이 작품은 꾸준히 미궁탐색&공략에 집중합니다. 

몬스터 잡고, 지도 그리고, 아이템 먹고, 레어몬스터 파밍하고, 

미친듯이 뺑뺑이돌며 스킬노가다&숙련도노가다로 세월을 보내고, 

부산물 모아서 제작스킬 올리면서 소모품 자급자족하고...

필연적으로 어느정도 반복적인 내용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그런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써내는 게 바로 작가의 역량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다른 독자들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주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주인공 .

쿨합니다. 아주 쿨해요. 

일본라노벨 주인공의 95%를 차지하는 흔한 소시민1 같은 놈이 아닙니다. 

언제나 침착하고, 머리 쓸 줄 알고, 필요하면 잔혹해질 수 있고, 

경험을 통해 배워나가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동료를 매우 아끼고, 인연을 소중이 여기고, 그렇지만 호구나 봉은 아닙니다.

근래 읽은 일본웹소설 주인공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네요.ㅎㅎ

칭찬만 늘어놨습니다만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내용이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고, 

동료인 쌍둥이의 기묘한 말버릇이 호불호가 좀 갈릴 거고, 

주인공 운빨이 때로는 너무 과하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어요.

(행운은 히든스탯인데 주인공은 꽤 높은 걸로 추정됨)

그렇지만 제대로 된 미궁탐색물에 목마른 독자라면 

그런 단점들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즐길만한 양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강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