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압니다. 제목이 정말 폐급이죠.ㅎㅎㅎ
하지만 요즘엔 제목만으로 판단하는 건 어려워서 일단 기회를 줘 봤습니다.
작가가 공중누각님인데 예전에 괜찮게 봤던 '배우, 희망을 찾다' 쓰셨던 분이라...
'제작의 신'이 심심해서 인간으로 환생해 가상현실게임을 한다는 스토리인데
제목 뿐 아니라 줄거리까지 봐도 솔직히 끌리진 않았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읽어봤습니다.
프롤로그의 신이 심심해서 어쩌고 빼면 무난한 겜판입니다.
주인공은 온갖 형태의 '창작, 제작'에 매료된 청년이고
현실에선 충족할 수 없는 욕망을 가상현실게임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죠.
현단계에서는 조각, 야금, 연금술, 마법부여 등등을 다루고 있으며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짜임새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사냥이 아니라 제작을 통해서 먼치킨이 되어 가는 거야 흔한 레퍼토리고
주인공은 비록 기억은 없지만 신의 유희체다보니 어처구니없는 먼치킨인 것도 이유는 있는 거고.
제작 과정에 대한 묘사는 꽤나 신경을 쓴 게 느껴집니다. 설정도 열심히 짠 게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아주 큽니다.
첫번째로 밸런스가 폭망입니다. 물론 밸런스잡힌 겜판 자체가 극히 드물긴 합니다만 좀 심하게 망가집니다.
차라리 신의 유희체라는 설정을 없애고, 더 느긋하게 전개했다면 훨씬 더 재밌었을 듯해서 아쉽네요.
제작계열 먼치킨 스토리를 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두번째로 쓸데없이 운영자들 나와서 자꾸 주인공이 이레귤러라느니, 집중관리대상이라느니,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리액션을 무한반복해서 시전하는 게 굉장히 짜증납니다.
주인공의 특별함을 부각시키고 대리만족을 주려는 의도였다면 그 시도는 실패라고 보네요.
마지막은 첫번째 단점과 이어진 건데 너무 심각하게 막 나가다보니까 앞으로의 스토리가 기대되질 않습니다.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 즐기는 플레이어가 아니라, 세상 모든 게 주인공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물론 그런 파격을 선호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저는 겜판 속의 게임이 '주인공 전용 놀이터'가 되어버리면 몰입이 깨집니다.
차라리 겜판이 아니라 게임시스템이 있는 판타지세계로 설정했다면 훨씬 더 감정이입이 쉬웠을 듯.
2권 분량 정도 읽었는데 솔직히 더 볼 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더 완급조절을 잘 했다면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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