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독자들은 설명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이건 정말 팩트인데 설명이 구구절절 들어가고 오공이 어쩌구, 절세의 무공 어쩌구 가상의 역사가 어쩌구 하면 지루해해요.
그런데 작가들이 쉽게 그런 내용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 애착과 미련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영상물을 찍고 편집 할때 들은 말이 있어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잘라내야하는 부분은 훨씬 많다.
제가 40분짜리 영상을 찍어가서 몇 군데를 편집한 뒤에 보여드리자, 선생님이 '그건 네가 찍었기 때문에 좋아 보이는 거지 3자의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부분'이라 말하셨어요.
그 말을 들으면서도 전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볼때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었고 자연스러움을 위해 있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보니 그 선생님 말씀이 맞았습니다. 제가 찍었는데도 참 산만하고 뭘 원하는 건지 알 수 없었죠.
저도 여전히 실수하는 부분입니다만, 글 쓸때도 솔직히 필요 없는 부분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탁구 이야기를 한다고 해요.
그럼 규칙도 있고 기술도 있고 뭐 여러가지 있을 텐데, 그걸 위해 작가는 상당히 많은 지식과 규칙을 확인하겠죠.
거기까진 좋아요. 그런거 알아 두면 글이 탄탄해지니까요.
그런데 독자한테 그 규칙을 전부 설명할 필요는 없어요.
정말 짧게 한줄. 길면 세줄 안에서 간단히 연관된 부분만 이야기 하면 돼요.
트리플 악셀은 사실 어쩌구, 그래서 잘 하라면 어떡해야하는데, 그리고 뭐 어쩌구 이게 아니라 트리플 악셀은 사실 2바퀴 반만 돈다. 이런 식으로 짧게. 언급하려던 주요 내용만 하는 게 독자가 받아들이기 편해요.
...물론 저도 그걸 잘하는 인간은 아니지만, (저포함) 초보 작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자료에 대한 애착과 미련이라 한번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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