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제목이 제 호기심을 확 끌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협지의 배경은 보통 무협지처럼 명나라 치세의 구파일방 오대세가가 기본 설정으로 깔린 게 아니라서 보면서 계속 흥미롭더군요. 소설의 배경은 몽골이 중국을 지배하다가 명나라로 막 바뀔 때, 몽골때문에 단체로 봉문했던 도가문파들이 몽골이 물러나고 명나라가 다스리기 시작하면서 봉문을 풀고 세를 높이는 과도기가 배경입니다. 몽골이 무림을 탄압해서 다른 소설과 다르게 대문파라도 소속된 무인들이 많아야 수백 남짓했을 정도였었는데 무림에 대한 탄압이 풀리면서 사천당가 등 이름 한번 들어봤을 세력들이 탄생하고 대문파 소속의 제자가 따로 독립해서 중소문파를 만들기도 하는 무림의 과도기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작가가 독자적인 설정으로 무기들도 여타 무협지보단 다양하고 현재 무림의 폐해를 표현하거나 문파 내 정치로 인한 인물간의 갈등을 표현해서 색달랐습니다. 여타 무협지는 대부분 장문인이 짱먹고 유망주가 원하는 대로 문파가 맞춰줬는데 이 소설은 인물간의 인간관계를 좀 현실적이게 표현한거 같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인격이 양의심공에 의해 두개로 나뉩니다. 본래 인격은 유약하고 모질지 못하지만 다른 인격은 단호하면서도 냉정하지만 인간미도 있는데 이 인격이 주인공의 고구마적 행보를 억제하고 주인공이 호구잡히지 않게 해줍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성격만 보면 얘는 주인공으로 설정하면 고구마 많이 먹을듯한 느낌인데 다른 인격 덕분에 행보만 보면 그다지 고구마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무림이 몽골에 의해 탄압받아 여타 작품들과 다르게 규모가 꽤 작습니다. 그래서 작품 내 세력도 크게 보면 마교와 무림맹 둘로 나뉘는데 주인공의 일행들을 보면 앞으로 이 일행들이 성장해서 사파를 이루지 않을까 합니다. 음모로 인해 금지무공인 양의심공을 습득하고 무당에서 버려진 주인공, 개방의 실험체, 포텐셜만 보면 독왕인 실험체, 화산파의 절세무공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체 등 하나같이 무림맹에 학을 때는 이들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간혹 먼치킨 무협물은 주인공이 툭하면 깨달음을 얻고 해서 긴장감이 전혀 없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의 이력과 주인공을 적대하게 된 인물 때문에 긴장감도 충분하고 주인공도 성장물의 주인공처럼 차차 성장해가니 너무 하드하게 구르진 않습니다.
작가의 첫 작품이다보니 서툰 점이 보이긴 하지만 이런 류의 무협지는 처음봐서 꽤 재밌게 읽었습니다. 피드백도 바로바로 받기도 하고 여러모로 잘 됏으면 하는 작가입니다. 보실 소설이 없으시면 한번 도전해보시는게 어떠신지요?
(자유)
초등학교동창이신경쓰입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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