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주인공이 나온 겜판 겸 현판 '가면의 세계'를 쓴 배고픈 판다님의 신작입니다.
장르는 헌팅물, 미궁탐색물이네요.
막장의 끝판왕인 마누라한테 배신당해
멘탈 탈탈 털리고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주인공이
오로지 딸 하나 잘 키워보겠다고 아둥바둥하다가
자기가 능력자라는 걸 알게 되어 달에 있는 미궁을 공략하게 됩니다.
심리묘사를 아주 공들여 해놔서 감정이입이 잘 되고
미궁공략 과정도 좀 단조롭긴 하지만 차근차근 나아가는 게 나름 볼 만 합니다.
능력&아이템체계가 기존 레이드물과는 좀 달라서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색다른 맛이 있고요.
단점은 분량조절이 많이 아쉽다는 겁니다.
아직은 노블이니까 상관없는데 곧 프리미엄 갈 예정이라고 하니
다이어트를 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미궁물인데 1권 분량 끄트머리 가서야 미궁탐색 시작하는 건 심했죠.
아무리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라지만 서론이 길어도 너무 깁니다.
초반 지나도 심리묘사 비중이 과한데다, 더 문제는 그게 동어반복으로 느껴진다는 겁니다.
말은 이리저리 바뀌지만 결국은 '소중한 딸을 위해 뭐든 하겠다' 이걸로 귀결되거든요.
잔가지도 좀 쳐냈으면 하고요. 주인공 주변인물들 이야기까지는 받아들이겠는데
주변인물의 가족 이야기까지 나오는 건 좀 아닌 듯... 그런 건 요약하거나 적당히 생략해도 됩니다.
진도가 너무 느린 것도 문제고요. 결국은 위의 분량조절과 연결되는 건데...
3권 분량(75화) 다 지날 때까지 진도가 정말 안나갑니다.
딸 이야기 하고 또 하고, 했던 심리묘사 하고 또 하고, 조연과 조연의 지인들 이야기 나오고...
노블레스라서 다 읽은 거지, 편당과금이었으면 1권 무료분량 읽고 하차했을 겁니다.
다만 80화 언저리 지나면서부터는 페이스가 좀 빨라지고 군살도 빠집니다.
단조로웠던 미궁탐색도 차츰 흥미를 더해가고요.
근데 그까지 가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상당히 많은 분량을 대충 넘겼습니다.
작가님께서 글욕심이 좀 생기신 거 같은데, 실제로 필력은 발전했으니 그 자체는 긍정적입니다만
저같이 성질 급하고 보는 작품 많은 독자는 진득하게 하나 잡고 쭉 읽지를 못하기 때문에...;;;
좀 더 글을 압축해서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거치면 더욱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반 넘기기가 힘들어서 최신연재분 따라잡는 데까지 석 달 걸렸어요.
그래도 뒤로 갈수록 더 재밌어지는 작품이라
지금에 와서는 확고한 선호작 리스트에 오르긴 했습니다만...
그 사이에 수 차례 선삭의 위기가 있었다는 걸 밝혀둡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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