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공들인 작품이 기성의, 소위 양판소라 불리는 작품들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고 조회수도 낮다. 그렇다면 그건 이 두가지 경우 중 하납니다.
1. 공들인만큼 훌륭한 작품이지만 '아직' 인정받지 못했다.
2. 공은 들였지만, 인정받을만큼 좋은 작품은 아니다.
보통 이 두가지 중 하나에 속합니다.
1번의 경우에는 언젠가 인정받습니다. 공모전이 아니더라도 안목 있는 누군가에 의해 컨택될 수밖에 없는 거죠. 누군가에게 컨택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쓰고 쓴다면,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올겁니다.
2번의 경우가 사실 대다수라고 생각하는데 독자의 성향이라든가 독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지도 않고 자기 욕심을 나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르를 읽는 독자들은 배가 고프니까 빨리빨리 만들어지는 요리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먹는 사람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발효요리를 내놓는다든가 하는 격이죠.
'그냥 베스트에 있는 글들 흉내내듯 대충 써봤는데 독자들 수준이 낮아서 그런지 선작 조회수 쫙쫙 붙더라.' 라는 식의 푸념을 하는 작가지망생 분들도 많더군요. 실제로도 어느정도는 맞을 겁니다. 매일 인스턴트 요리나 자극적인 요리 먹던 입맛이 어디로 가나요?
공회전하듯이 독자의 수준과 작품의 질 등이 매번 화두에 오르는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독자들의 입맛을 계몽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도 아니면서, 자기 고집에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법한 요리를 내놓고선 '독자수준'을 탓하는 분들 때문이죠. 네,
자신은 1번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2번에 속한 분들이죠.
공들인 고급 요리를 만들기 이전에 손님이 뭘 주문하려고 하는지를 고려하라고 진지하게 충고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1번과 2번 중 어디에 속하는지 파악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자신의 글을 주변에 지인이나 하다못해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공개하고 감평해달라고 해보세요. 혹독한 비평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작품이 좋아보이고 여전히 사람들이 무지한 것 같다고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너무 시대를 앞서나간 겁니다. 스스로의 천재성을 조금만 깎아보시고 타협을 해보시길.
음, 마지막으로.... 혹시나 정말 자신의 작품이 뛰어난데 노출도의 낮음으로 인해 인정받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분들... 그런 분들도 실제로 계실 겁니다. 하지만 장르 쪽 시장은 어떻게든 완결을 내면 돈이 되고 또 좋은 작품이라는 건 언젠가, 어떤 형태로건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까지 쓴 소리를 하려고 글을 올리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자신을 갈고 닦고 변화시키는 건 정말 어려운 방법과
독자를 탓하는 건 정말 쉬운 방법 중 후자를 택하면서 노력하려는 분들의 동기까지도 깎아내려는 사람들을 보니까 화가 치밀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발 휘갈겨 쓴 글이 독자들한테 인정받고, 공들여 쓴 글은 묻힌다며 독자를 탓하는 분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 '자신이 할 수도 없으면서 안 하는 척'하는 것의 차이를 인식하시고....
어느 바닥이건 성공하는 사람은 어려운 쪽을 택하는 사람이라는 거, 그걸 명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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