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솔직히 공짜로 보라고 해도 안 볼 수준인데 ㅎㅎ
막상 읽어보니 재밌더라고요.
매우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이 군에 입대하면서
동시에 요리관련 게임시스템을 얻게 되고,
요리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간다는 스토리입니다.
간단하게 가장 큰 장점 두 가지만 꼽아 보자면
1. 미쳤다 싶은 디테일
2. 리얼한 인간군상, 따스한 감성
입니다.
디테일. 이게 참 좋은 거긴 한데 과하면 독이 되기도 하거든요.
이 작품은 그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기는 합니다.
무슨 군 복무경력 20년의 행보관이 쓴 것처럼 군대관련 묘사의 디테일이 미친 수준이라서요.^^;;
Too Much Information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게 생생한 현장감을 살려주는 건 사실이니까 결과적으로는 플러스 더 크다고 봅니다.
요리를 할 때도 대충 놀라운 손재간으로
촥촥촥 척척척 퐁퐁퐁 하고 만들었다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레시피를 번호 붙여가며 단계별로 다 적어버리는 수준입니다.ㅎㅎㅎ
물론 모든 요리가 그런 건 아니지만 묘사의 세밀함은 정말 대단하죠.
그리고 인물들에 생동감이 있어요.
주인공도 그렇지만 모든 조연들이 팔딱팔딱 살아 숨쉽니다.
오로지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려고 등장하는 인형들이 아니예요.
그 중에는 정말 악독하다 싶은 놈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선과 악이 뚜렷하지 않은, 복합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군상들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은근히 따스함을 느낄 수가 있죠.
메인 스토리 자체는 흔한 게임시스템 성장물이지만
그 깊이와 세밀함이란 면에서는 인정해줄 만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줄거리만 딱 봐서는 '겨우 취사병 따위가 성장하는 게 뭐가 재밌으려고?' 싶어도
불우한 주인공이 한걸음씩이지만 나아가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인간적으로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 무척 훈훈하고 흥미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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