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화까지 다 읽었습니다. 전권구매한 거라서요. 제엔자앙.ㅜㅜ
이 작품의 장점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기업물이라는 겁니다.
기업경영물이 꽤 나오긴 하는데 스케일 크게 노는 건 의외로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그 자체로 희소성이 있어요.
장점은 그거고, 지금부터는 단점 정리.
[1] 매력없는 주인공
초반엔 조금 괜찮은 면이 보이는데 갈수록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만 부각됩니다.
개인자산 집계 1위가 되자마자 동기부여가 약해지고 현자타임 오는 거 보고 기가 막히더군요.
갑자기 부자들 헛짓거리 하는 건 정말 끔찍했습니다.
별 이유도 없이 한미 양국에 놀이동산 짓고, 갑작스런 변덕으로 10억달러 들여서 멘유 사들이고...-_-
한창 성장해야 할 초반엔 좋은 일 한다고 자꾸 제동걸어서 읽는 사람 짜증나게 하더니
왕창 성장해서 좋은 일 많이 할 수 있는 시기가 되니 이젠 엉뚱한 짓이나 하는...
미래지식 치트가 있으면서도 주도적이라는 느낌은 별로 안들고
거의 대부분의 사업아이템을 누가 말해주거나 누가 이미 진출한 다음에 떠올리는 것도 큰 단점.
'사장님, XXX라는 게 생겼답니다' '아하, 그거 투자할게요!'
'승재야, 이거이거 괜찮지 않음?' '아하, 그거 투자할게요!' 무한반복...
[2] 지나치게 많은 무임승차자
주인공이 치트로 승승장구하니 주변인들이 그 떡고물을 받아먹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전개지만,
이 작품은 아예 그 떡고물 받아먹는 이야기가 주요 컨텐츠 중 하나입니다.
초기 창업공신들은 하나같이 주인공 주변에서 왱왱 맴돌면서 정보 줏어다 투자하는 모기새끼들로 변하고
심지어 타 기업이나 투자자들도 묻지마 따라하기로 돈 벌고...
한번 퇴장했던 적대자(김태학)를 주인공 따라하기로 떼돈 벌었다면서 재등장시킬 때는 한숨이 나오더군요.
[3] 재미없는 일상씬
히로인은 아주 나쁘진 않지만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포진한 캐릭들은 어떻게든 한 마디 줏어듣고 자기 돈벌이나 하려는
무임승차형 모기떼로 전락해버려서 일상 에피소드 자체가 노잼으로 치닫습니다.
그나마 자기를 위해서 뭐 해보겠다는 것들도 눈쌀 찌푸려지는 헛돈쓰기라 마음에 안들고.
[4] 안이한 전개
주인공의 존재로 인해서 분명히 현실역사와는 어마어마하게 다른 루트를 타는데도 불구하고
주요 사건, 주요 아이템들은 꼭 현실에서 그대로 따와서 씁니다.
'이렇게 많은 게 바꼈는데도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면서 신기해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주변환경이 어마어마하게 변화했는데도 '아 저건 전생에서 대박치지' 이러면 그냥 무조건 대박.
입력값은 바꼈는데 출력값은 항상 고정이라는 겁니다.
물론 세계단위로 변화된 값을 집어넣고 시뮬레이션을 다시 돌린다는 건 무리겠지만
최소한 나비효과의 'ㄴ' 정도는 보여야 하는 건데 그런 노력조차 없어요.
그냥 시대변화가 빨라졌다 이러고 끝임. 주인공이 진출한 주요분야에나 약간 변주곡을 주는 수준.
초반에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스케일 커지고 다루는 내용이 복잡해지니
점점 더 고민없이, 편하게 쓰는 듯한 느낌이 강해집니다.
[5] 정리되지 않은 문어발식 확장
이런 게 있던데요 하면 아 그거 투자하죠, 저런 거 어때요 하면 아 그거도 투자요.
물론 돈이 많고 미래지식이 있으니 여기저기 선점해서 이득 보는 게 맞죠.
근데 그게 정리가 안됩니다. 그냥 작가님이 최대한 많은 걸 다루고 싶어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독자 입장에선 전체상황이 머리속에서 정리되지도 않고 그냥 막 뒤죽박죽이 된다는 거죠.
그게 당연한 겁니다. 왜냐면 주인공도 아무런 계획이 없거든요.
벤처 창업대회 열었다가 전기차 언급되니 '아 그거 해봐야지',
아는 형들이 로망에 젖어 항공기를 부르짖으니 '아 그거 해볼까?'. 항상 이런 식이예요.
[결론]
작가님이 방향을 좀 많이 잘못 잡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력요소라고 제시하는 것들이 전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요.
후반 전개에 대한 고민도 부족한 것 같고요.
세계무대의 경영물이 가지는 희소성과 거대한 힘을 쥔 주인공이
일으킬 변화에 대한 기대 하나로 끝까지 보기는 했는데... 솔직히 좀 실망스럽습니다.
그래도 650편 넘게 읽었는데 결론은 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과
여기서 손절매 하자 하는 마음이 반반입니다.
관성이란 게 있으니 지금이라도 반등해주면 따라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몇 달 기다려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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