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위트와 지혜

출처
윤앤리 퍼블리싱 공식 카페 (의식개혁, 진리탐구, 솔선수범) | 윤민

오늘은 맨리 P. 홀 옹의 저서 < 고대 현자들의 위트와 지혜 (Wit and Wisdom of the Immortals) >에서 읽은 부분과 다른 책에서 본 내용을 정리하여 글을 올려 봅니다.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몇몇 에피소드입니다...^^




플라톤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철학자였을 뿐 아니라 유능한 조각가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아테나의 탑(Tower of Athens)의 출입구를 장식했던 소크라테스의 걸작, 삼미신(三美神 ; The Three Graces) 조각상은 아테네 시민들의 자랑거리였죠.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포사니우스(Pausanius)에 따르면 소크라테스의 헤르메스 조각상도 예술적인 걸작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사람들이 소크라테스에게 삼미신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대해 칭찬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한 것이 없소. 저 아름다운 조각은 원래부터 돌 안에 간직되어 있었고, 나는 그저 망치와 끌을 이용하여 조각의 일부가 아닌 부분만 떼어냈을 뿐이오.”



<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The Three Graces 조각상 (Borghese Collection) >
 
소크라테스는 힘이 장사였지만 외모는 추했습니다. 어느 날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되기 위해 먼 외지에서 아테나를 찾아온 한 젊은이가 한 시민을 붙잡고 물었습니다.
 
“소크라테스 선생을 뵈러 왔는데, 어디로 가면 그 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시민이 대답했습니다.
 
“신체의 모든 부위가 각각 따로 놀고 질서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못생겨서 개들조차 꼬리를 말고 피하는 자가 바로 당신이 찾고자 하는 스승이요.”




< 소크라테스 두상, 바티칸 박물관 >
 
하루는 당시 그리스의 슈퍼스타 희극작가였던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가 아테나에서 <구름>이라는 작품의 초연을 열었습니다. 이 연극의 주제는… 하루 종일 뜬구름 잡는 형이상학적인 얘기나 하며 시간을 보내는 소크라테스를 까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특유의 독설로 공연 내내 소크라테스를 비판했고, 당시 관중석에 앉아 있던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연기자들을 보면서 함께 낄낄댔다고 합니다. 심지어 공연이 끝난 후 관중을 바라보며 ‘저 주인공이 바로 접니다! ㅋㅋㅋ’라고 인사를 하는가 하면, 소크라테스 역을 맡았던 연기자가 쓴 가면이 자신의 추한 몰골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까지 했습니다. 반면 함께 연극을 관람했던 소크라테스의 자존심 센 제자, 엘키비아데스(Alcibiades)는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과 스승을 모욕한 아리스토파네스를 손봐줘야겠다고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시민들이 아리스토파네스를 보호해 줘서 큰 충돌은 없었다고 함)



< 아리스토파네스 (Aristophanes) >



< 희극 The Clouds의 한 장면 (바구니 안의 소크라테스 ㅋ) >
 
맨리 P. 홀의 <돌아보고 발견하고 성장한다>에 보면 ‘진정한 유머는 세상을 향해 웃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웃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소크라테스야말로 진정한 유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